50대 공무원 사진가 9번째 '竹 개인전'
7월28일부터 광주 무각사 로터스 갤러리
'대나무 사진가'로 널리 알려진 담양군청 라규채(53) 홍보계장의 아홉 번째 전시회가 광주 상무지구 무각사 로터스 갤러리에서 열린다.
오는 28일부터 8월19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竹, 비움에 젖다'라는 주제로 2~4m에 달하는 대형 파노라마 대나무 사진 12점이 선보일 예정이다.
대나무하면 보통 하늘로 곧게 치솟아 오른 기상과 조형성 등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번 전시회에서는 비움(空)에 대한 작가의 깊이있는 예술 철학을 만날 수 있다.
전시된 작품들은 예로부터 비움의 상징이 돼 온 대나무와 가시적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바람이 만나서 연속되는 '흔들림' 속에서 인간의 시각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순간들을 카메라의 눈을 통해 동양 선(禪)의 중심인 공(空)의 세계인 비가시적 존재들을 그려내고 있다.
라 작가는 23일 "바람으로 인해 대나무의 형상이 점점 우주 속으로 연무처럼 흩어지며 사라지는 과정이 공(空)"이라며 "공의 세계에 도달하는 대나무의 실체는 완전히 없어지는 무(無)가 아니라, 자연과 우주의 원리인 진공묘유(眞空妙有)를 의미한다" 말했다.
사진평론가 진동선씨는 "사물의 실체는 드러나지 않을 수 있고, 또 드러나지 않을 때 우리는 사물 본래의 자연성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며 "라 작가의 사진은 대나무의 형상과 색상을 통해 보이지 않는 진리의 형색(形色)에 다가서고 있다"고 평했다.
한편, 라 작가는 대학원에서 사진학을 전공하고 고향인 담양의 상징인 대나무를 소재로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고 있으며 그동안 8회의 개인전과 50회의 그룹전에 참여하고 5권의 사진집과 포토에세이를 발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