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투 싸움 성남시의회 비밀각서 파문...의정은 뒷전

2012-07-19     이정하 기자

후반기 시의장 선출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경기 성남시의회가 또다시 '비밀각서' 파문에 휩싸였다.

시의회 새누리당 대표단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소속인 최윤길 의원이 의장에 선출된 것은 야합의 뒷거래에 따른 결과물"이라며, 비밀각서 의혹을 제기했다.

새누리당은 "애초 의원총회를 통해 후반기 의장 후보로 박권종 의원을 선출했으나 지난 12일 열린 의장선거에서 최 의원이 당선됐다"며 "이는 최 의원이 민주통합당과 야합한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 의원 당선 과정에서 야합에 따른 각서작성 의혹이 있다. 특히 일부 소속당 의원들에게도 위원장 자리를 제안하는 등 의심되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대표단은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잘못된 것은 반드시 바로 잡아 나갈 것"이라며 "소속당을 배신하고 야합과 자리 나눠먹기 의혹이 있는 최윤길 의원은 의장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최 의원은 전체 34표(새 19명, 민 15명) 가운데 19표를 얻어 당선됐다. 다수당의 의장 후보가 의장으로 선출된다는 여야 합의를 깨고, 민주당 의원과 일부 새누리 의원들이 최 의원에게 표를 던졌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변의 결과에 대해 최 의원이 집행부의 핵심현안을 통과시켜 준다는 내용의 비밀각서를 쓰고, 얻어낸 결과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과 집행부및 민주당이 의견을 달리하고 있는 핵심현안들은 성남시 도시개발공사 설립을 비롯해 위례신도시 개발, 정자동 시유지 매각, 1공단 개발, 대장동 개발 등이다.

이에대해 최윤길 의장은 "서약서 작성 등에 대해 일일이 변명하지 않겠다"며 "허위사실 유포 혐의(명예훼손)로 이재호 새누리당 대표와 박권종 의원 등을 경찰에 고소했다"고 말했다.

최 의장은 "어떠한 방해책동과 훼방, 중상모략과 음해가 있더라도 의회 정상화에 맡은 바 소임을 다할 것"이라며 "여야 모두 본회의장으로 돌아오라"고 당부했다.

한편 의장단 선출 및 원구성 갈등으로 지난 2일 예정됐던 제186회 1차 정례회가 파행으로 끝나면서 '자리싸움에 의정은 뒷전'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정현진 간사는 "시의회의 감투싸움은 시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시민들에게 어처구니 없는 시의회의 행태를 알리고, 향후 의정비 지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등 무책임한 의정활동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