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거주 노인 10명 중 8명은 노후준비 안돼
서울거주 노인 10명 중 8명은 경제적으로 충분한 노후준비를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와 서울시복지재단이 복지정책 수립과 평가를 위해 도입한 서울시 복지패널 조사 중 6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2차 부가조사 결과가 21일 발표됐다.
2차 부가조사는 서울시 거주 노인들의 복지욕구와 수요를 파악해 노인복지 정책을 합리적으로 수립하기 위한 조사다.
2009년 1차 본조사를 통해 구축된 패널가구 중에서 만 60세 이상 가구원 1590명과 만 60세 이상 가구원을 부양하는 부양자가구 1100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경제적으로 충분한 노후준비가 돼있느냐는 질문에는 8명당 1명(21%) 정도만이 충분히 돼있다고 응답했다.
대상 가구 중 노인 홀로 사는 가구(노인독거가구)가 24.8%, 노인 부부만 거주하는 노인 가구(노인동거가구)가 28.0%로 집계돼 노인들만 거주하는 노인가구가 자녀와 함께 사는 일반가구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인만 사는 가구의 빈곤율이 자녀와 함께 사는 일반가구에 비해 매우 높게 나타났다. 특히 노인독거가구는 49.8%가 최저생계비 이하였고, 최저생계비 150% 이상의 소득이 있는 가구는 27.1%에 그쳤다.
조사대상 노인 중 20.6%가 지난 1주간 일했다고 응답했으며 0.3%는 일시휴직 중이라고 응답해 21% 가까운 노인이 취업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취업자 331명 중 상용직에서 일하는 비율은 16.6%에 불과했고 대다수가 종업원이 없는 소규모 자영업자(27.5%)이거나 임시직(27.5%) 또는 일용직(19.6%)에 종사했다.
노인들의 사회보험과 개인보험 가입 및 수혜율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 이내에 개인연금을 받은 이는 2%, 퇴직금을 받은 이는 1% 미만이었다.
민간의료보험은 8%로 가장 높은 가입율을 보였으나 지난 1년 동안 지급액이 있는 경우는 1%에 그쳤다. 저축성 보험은 2% 정도가 가입돼 있다고 응답했으나 지난 1년 동안 지급실적이 있는 경우는 1% 미만이었다.
고독감을 느끼거나 사회적으로 어울리지 못하는 등 사회적 소외에 대해 걱정하는 노인도 전체 41.1%에 달했다.
자주 만나는 친한 친구나 친척, 이웃의 숫자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4명 정도의 친한 친구, 친척, 이웃이 있다고 응답지만 전혀 없다고 응답한 노인도 20%에 달했다.
자녀와 독립해 가구를 꾸리고 있는 노인들의 경우 월 평균 4회 정도 자녀와 만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14% 정도가 자녀와의 만남을 전혀 갖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9% 정도가 한 달에 1회 정도 만나고 43%정도가 한 달에 2-5회 정도 만난다고 응답했다. 6~10회와 11~30회는 각각 7%에 달했다.
지난 1년 동안 자녀나 손자(녀)로부터 용돈, 생활비, 병원비 등 금전적 지원을 받은 노인들은 42% 정도였으며, 이들이 1년 동안 받은 금액은 345만원 정도였다.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건강상태는 나쁘다는 의견이 51.3%(건강하지 않은 편이다 38.9%·건강이 아주 좋지 않다 12.4%)에 달했다.
앓고 있는 질병을 조사해보니 노인들은 1인당 평균 1.6개의 질병을 앓고 있었다. 흡연 경험이 있는 노인은 25.1%였고(남녀 포함) 이중 39.6%는 현재까지 담배를 끊지 못했다.
현재 음주를 하는 노인은 28%, 지난 6개월간 영양관리 상태는 70% 정도가 양호한 편이었다. 또 우울증의 가능성이 높은 노인이 23.7%, 우울증으로 의심되는 노인이 17.7%나 됐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복지실태·소득·건강·사회적 지지망·여가 등 노인의 생활과 현실을 토대로 초고령 사회에 대비하는 맞춤형 복지정책을 구축할 계획이다.
서울시복지재단은 서울시복지패널 조사의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서울시 노인의 삶과 정책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22일 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제2회 서울시복지패널학술대회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