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교통카드 잔액 3년간 '80억원'
교통카드 분실, 훼손, 소액 잔액 등으로 인해 3년 이상 이용되지 않은 충전잔액이 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전잔액 활용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기개발연구원 조응래 선임연구위원은 2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장기 미사용 교통카드 충전잔액 활용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eB카드사가 발행한 캐시비 카드 미사용 충전잔액이 417억원으로, 이중 3년 이상 이용되지 않은 충전잔액이 80억원에 달했다.
이는 경기도와 인천에서 주로 사용하는 캐시비 카드 잔액만 집계된 수치이다.
선불형 교통카드의 경우 미리 요금을 충전한 뒤 분실, 훼손, 소액 잔액 등의 원인으로 미사용 충전잔액이 발생하고 있으나 충전잔액에 대한 관리방안은 없는 실정이다.
상법에 따라 5년이 지나면 회사수입이 되는 상품권과 달리 교통카드는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충전잔액을 기한을 정하지 않고 환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기업 입장에서도 실제 활용할 수도 없는 영업외 이익이자 부채로 관리해야 되며, 지자체는 기업에서 발생한 충전잔액에 대해 감독권한조차 없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기업과 지자체 모두 장기 미사용 교통카드 충전잔액을 활용하지 못하는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대중교통발전 기금 설치 및 운용조례 제정'을 제안했다.
대중교통 이용객들에게 장기 미사용 충전잔액 환불서비스를 시행하고, 그래도 환급되지 않은 충전잔액을 대중교통발전기금으로 기부받아 대중교통 서비스 개선사업에 활용하자는 것이다.
또 대중교통발전기금 설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차원에서 정부 및 국회에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조성된 기금은 차양막, 버스 표지판 등 이용자 중심 편의 시설을 만드는데 활용하고 대중교통발전기금으로 설치됐다는 표시를 남겨 시민들에게 자신들의 돈으로 만들어진 시설임을 인식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도내 대중교통 요금 지불시 신용카드와 결합한 후불형 교통카드 이용률이 56%, 선불형 교통카드 이용률이 44%로 조사됐다. 캐시비 카드는 경기도와 인천에서, 한국스마트카드사가 발행한 티머니 카드는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전체에서 주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