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정치체제인가 '처음 만나는 민주주의 역사'
2012-06-23 오제일 기자
처음 만나는 민주주의 역사 (로저 오스본 지음·시공사 펴냄)
‘그리스 사상가들이 가장 고민했던 문제는 어떻게 하면 자유와 질서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 시민이 제멋대로 투표를 할 수 있다면 그런 결정들이 사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48~49쪽)
민주주의가 태동한 아테네 시대부터 오늘날까지, 민주주의를 두고 끊임없이 논쟁을 벌여왔다. 하지만 한 마디로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누군가는 민주주의를 옹호하고 이상화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왜곡하고 조롱한다.
‘민주주의는 우리가 여태껏 채택했던 모든 제도를 제외하면 최악의 정치 체제다.’
‘처음 만나는 민주주의 역사’는 윈스턴 처칠의 말의 연장선상에서 ‘민주주의는 두말할 것 없이 최고의 업적이다’를 분명히 하고 시작한다. 하지만 ‘민주주의란 무엇이다’라고 섣불리 정의하지는 않는다. 또 민주주의에 관한 이론과 분석을 늘어놓지도 않는다. 대신 실제 역사 속에 존재했던, 한 시대 문화와 역사의 반영으로서의 민주주의를 보여준다.
아테네 이후 프랑스, 영국을 거쳐 아메리카 대륙을 넘어 중국까지 세계 역사에서 함께한 민주주의를 살핀다. 민주주의가 태동할 수밖에 없었던 맥락 속에서, 과연 민주주의란 무엇인지를 스스로 질문하고 답할 수 있게 돕는다. 그리고 묻는다. ‘지금 우리 민주주의는 어디쯤 왔을까?’, ‘우리는 지금 민주주의를 경험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