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신답리 포사격장 주민들, 집단이주 등 대책요구
포성에 귀먹고 궤도굉음에 숨막히고…인내하고 참은 결과 포사격 몰려오네”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신답리 70여가구 300여명의 주민들은 포항과 김포 해병부대가 포사격훈련을 하기 위해 이곳까지 이동해 오는 등 전국 각지에 주둔하고 있는 포병부대가 하루종일 포성을 울리고 있어 피해를 입고 있다며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15일 신답리주민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7일 육군 6군단 예하 포병부대 궤도차량 30여대가 포사격장 진지로 집입하려다 피켓을 들고 도로를 점거한 마을주민들과 10여시간 대치하다 되돌아갔다. 김포 해병부대도 주민들과 대치하다 훈련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돌아갔다.
이에 앞서 포항 해병부대는 포대별로 진지를 이동하며 240여발을 사격하려다 주민들의 항의에 부딪혀 100여발만 쏘고 돌아갔다.
최규택 주민대책위원장은 “수 십 년 동안 이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포병이 포사격 훈련하는 것을 주민들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해왔다”면서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하루 종일 포성이 멈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비가 온 뒤에 포병 궤도차량이 이 진지에서 저 진지로 줄지어 이동하면 마을 주변 도로가 진흙탕이 되고, 땅이 마르면 도로에 쌓인 진흙에서 먼지가 날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이 포성이 멈추지 않고 마을 위로 포탄 날아가는 궤도굉음이 나는 등 날이 갈수록 고통이 심해지는 것으로 이상하게 여긴 주민들이 지나가는 군인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봤더니 각 부대 주둔지역 주민들이 포성이 울리는 것을 싫어해서 이곳으로 훈련하러 오는 것이라고 하더라는 것이다.
실제로 신답리 일대에는 실전위주로 이동진지가 구축돼 있어서 한 진지에서 포탄을 몇 발 쏜 뒤 발사지점이 적에게 포착되기 전에 다음 진지로 이동해 다시 사격하는 훈련을 하는 곳이다. 포병 궤도차량이 이곳저곳으로 자주 이동하는 형태로 훈련하기 때문에 인근 주택가에 피해를 줄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조상 대대로 살아 온 정든 땅이기는 하지만 포성이 계속되고 지축이 흔들리는 듯한 불안감을 더 이상 감수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작전의 일환으로 포사격 훈련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면 마을주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집단이주해주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