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이 지루하고 부담스럽다면…'친절한 음악책'

2012-06-08     이예슬 기자

 "음악실에 올 때마다 바흐(1685~1750)의 초상화를 보며 "아버지 안녕하셨어요?"라고 인사하는 학생의 귀여운 모습을 봤죠. 왜 바흐를 '음악의 아버지'라는 거창한 수식어로 부르게 됐을까요? 바흐는 바로크 시대의 많은 음악 장르들을 아주 높은 수준으로 이끌었으며, 그가 남긴 작품들은 후대 작곡가들에게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바흐가 생각한 작곡 기법이나 음악적인 내용들이 매우 훌륭해서 두고두고 배울 점이 많았던 거죠."

'바이엘'은 배웠지만 이제는 까맣게 잊어버린, 비싼 오페라 티켓을 선물받아도 정작 공연장에서는 꾸벅꾸벅 졸다오는, 멋진 데이트를 위해 음악회에 갔지만 언제 박수 치는지 몰라 당황하는 사람들에게 쉽게 권할 수 있는 편안한 음악 안내서 '친절한 음악책'이 나왔다.

음악교사인 저자가 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며 파악한, 학생들이 '지루하고 부담스럽게 느끼는' 포인트를 콕콕 집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클래식 뿐 아니라 국악과 뮤지컬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망라한다. 많이 배운 만큼 많이 알고,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한다. 매장 친숙하게 듣던 영화나 드라마 속 음악 이야기와 귀여운 일러스트는 '음악상식', '클래식'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게 한다.

1장은 '도레미'에서 시작한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도레미송'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음악상식은 피아노와 기타 같은 제법 익숙한 악기 이야기를 거쳐 음악회장에 도착한다. 음악회에 간다면 옷은 어떻게 입는지, 박수는 언제 치는지 등 에티켓을 짚어준다. 2장에서는 근엄하게 느껴지는 클래식 작곡가들과 그들의 시대, 음악을 만나게 된다.

3장에서는 지나치며 한 번은 들어봤던, 혹은 자주 들어봤지만 제목도, 작곡가도 몰랐던 곡들이 소개된다. 부록에서는 앙코르는 몇 번까지 해도 되는 건지, 연주자들은 진짜 악보를 다 외우는 건지 묻고 답한다.

"자신이 듣는대로, 느끼는대로 즐겨야만 음악을 좋아할 수 있으니까요." 클래식의 고정관념을 맨 땅에 툭 떨어뜨리는 친절한 책의 마지막에서 저자가 한 말이다. 김드리 지음, 304쪽, 1만2000원, 돋을새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