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중년부부들'…40·60대 이혼고민 많다

2012-05-20     배민욱 기자

 "남편이 무책임한 생활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했어요. 여자문제도 끊이지 않아 그 때마다 각 방을 써왔는데 얼마 전 10년 이상 사귀어온 여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내가 이를 밝혀내자 남편은 오히려 상대 여자를 두둔하며 나를 폭행했어요. 이혼하고 위자료를 받고 싶습니다."(40대 여성)

"결혼하면서 처가에 들어가 살았다. 나는 식당에서 일했는데 수입이 일정치는 않았지만 최선을 다해 일했고 생활비도 되는 대로 가져다 줬다. 그러다가 가게를 시작했는데 아내는 전혀 돕지 않았다. 나 혼자 꾸려나가기가 매우 벅찼는데도 아내는 거의 매일 같이 놀러다녔다. 내가 도와달라 하면 나를 무능력하다고 몰아세웠다. 더 이상은 아내와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싶지 않다."(40대 남성)

한국의 중년 부부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지난해 이혼상담 통계에 따르면 총 5177건 가운데 남녀 모두 40대[여 1435명(32.9%), 남 268명(32.8%)]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중년 부부들이 위기를 겪고 있다는 의미다.

이들이 호소한 이혼사유는 여성은 6호(기타사유-경제갈등, 성격차이, 생활무능력 순), 3호(남편의 폭력), 1호(남편의 외도) 순이었다. 남성은 6호(기타사유-성격차이, 장기별거, 생활양식 및 가치관차이 순), 2호(아내의 가출), 1호(아내의 외도) 순으로 분석됐다. 특히 2010년에 비해 6호사유는 남녀 모두 증가(여성 38.5%→40.4%, 남성 48.8%→51.1%)했다.

2010년에 비해 60대 이상 남녀의 이혼상담 비율도 모두 증가했다. 여성은 254건에서 402건으로 남성은 57건에서 122건으로 각각 높아졌다.

"결혼 초부터 남편의 폭력과 폭언 때문에 힘들게 살았어요. 아이들 셋이 다 커서 결혼을 하고 나니 사업을 해서 재산이 많은 아버지 눈치 보면서 살았습니다. 남편은 70세가 넘어서도 독선적인 태도와 폭언 등은 변하지를 않았어요. 지금도 남편은 수시로 자신의 비위를 거스르면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시켜버린다며 엄포를 놓곤 합니다."(60대 여성)

60대 이상 여성들이 호소한 이혼사유는 6호(기타사유-장기별거, 경제갈등, 성격차이 순), 3호(남편의 폭력), 1호(남편의 외도) 순이었다. 남성은 6호(기타사유-경제갈등, 성격차이, 의부증 순), 1호(아내의 외도), 2호(아내의 가출) 순의 이유로 이혼은 상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