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유엔 금수조치 '사치품'들 중국 통해 자유롭게 수입
양담배 1만 갑, 일본 술 12병, 중고차 벤츠 몇 대가 유엔이 북한에 팔지 못하도록 금수 조치한 '사치품' 중 북한이 가장 최근 이를 위반한 품목들이다.
주로 일본을 통해 유엔에 보고되고 15일 로이터가 확인한 한 비밀 문건에 따르면, 북한은 이 밖에도 컴퓨터 수천 대와 외제 화장품 수천 달러 어치, 그리고 필요한 거의 모든 상품들을 중국을 통해서 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의 사치품 반입 금지 위반 사례의 5건은 2008~2010년에 발생한 것이고 추가로 2건이 더 있지만 아직 일본에 의해 정식 보고되지는 않았다.
유엔은 2006년과 2009년의 북한 핵실험에 대한 제재 조치로 북한 정부가 수입하는 사치품에 대한 금수 조치를 내렸고 이는 무기 금수, 핵무기 거래 및 미사일 제조기술의 거래 금지 조치와 함께 각 국에 통고됐다.
그러나 북한은 무기에 관련해서도 시리아나 미얀마에 무기를 팔았고, 그밖의 위반 사항이 많은 것으로 유엔의 관련 위원회는 파악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유엔 안보리에 금주 내에 상정되며 북한에 대한 사치품 수출 금지는 북한을 블랙 리스트에 올려놓은 각 국에서 제대로 이를 지키지 않기 때문에 "매우 문제가 심각한"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북한은 이런 사정을 이용해서 유엔의 금수 조치를 피하기 위해 한 품목은 이 나라에서 다른 품목은 저 나라에서 사들이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회원국들 간에 정보가 공유되고 있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한편 "무엇이 '사치품'인가?" 하는 것도 문제다. 중국 세관은 유엔의 해당 위원회에 위에서 말한 품목들은 중국에서는 '사치품'으로 여기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실제로 보고서에는 평양 주민이나 상주 외국인들이 시내에서 사치스러운 외제차나 정품 또는 가짜 사치품 화장품들을 얼마든지 볼 수 있으며 어디에나 널리 퍼져 있다고 적혀 있었다.
따라서 사치품 금수 조치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유엔 내에서도 제기되고 있는 형편이다. 유엔의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조차도 북한에 컴퓨터와 컴퓨터 서버들을 수출, 금수 조치를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유엔의 위원회가 위반 사례 수집차 이탈리아를 방문한 결과 북한이 한 켤레에 200달러나 하는 고급 미국제 탭댄스 슈즈를 구하려고 눈에 띄는 노력을 한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스위스에서는 평양에 고급 시계를 수출한 스위스 회사들을 조사했지만 사실상 북한 내에서 팔리고 있는 모든 외국제 시계는 '사치품'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수입한 것들도 많은 게 사실이다.
수출국 관리들은 글로벌 경제시대에 물건을 수출하는 회사들이 어느 나라에 상품을 파는지 일일히 감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