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딸에게 쓴 편지 301통 '아빠는 있다'

2012-05-17     박영주 기자

 교육의 시작은 가정이다. 엄마아빠의 뒤를 일렬로 졸졸 따르는 새끼오리 열두 마리가 그렇듯 인간도 수렵 채취 시절부터 자식들은 부모의 뒤를 따르며 독초와 약초를 구분하고 사냥하는 기술을 배우고 예절을 배웠다.

'아빠는 있다'의 저자 나경일(52)씨는 삼엄한 회초리를 들고 무릎을 꿇리거나 다그치지도, 훈육하지도 않는다. 교학상장을 믿는 그는 기성세대의 권위를 내세우기보다는 내가 하지 못한 일을 딸에게 요구하고 있지는 않는가하는 자기성찰과 함께 누구에게도 처음인 인생길을 함께 둘러보는 태도를 취한다.

또 고3을 앞둔 딸이 1년 동안 수능시험을 준비하면서 얼마나 고생스러울까 생각하며 딸이 시험을 치르는 날까지 날마다 편지를 쓰겠다는 무모한 결심을 한다. 회사 일로 출장을 갈 때처럼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무려 301통의 편지를 쓰게 되면서 평범한 아빠의 분류에서 벗어난다.

아빠 부재의 시대라고 한다. 굳이 기러기 아빠가 아니더라도 한 지붕 아래서도 아빠는 없어진 지 오래다. 집집마다 경제적으로 도구화된 서글픈 인격체들이 자녀들의 눈치를 보고 있다. 고도의 산업 사회로 진입하면서 교육의 주체였던 가정은 학교에 그 역할을 맡겼지만 학교가 붕괴하고 있다. 사람답게 살아가는 법보다 사람을 딛고 올라가는 법을 배운다.

"교육의 붕괴와 아빠의 부재 속에서 쓰인 이 편지는 자녀와 소통하며 전인교육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실천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우리의 교육이 나아가야 할 중요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1만2000원, 317쪽,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