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전대-이모저모]차분한 전대…조용한 응원전 이어져

2012-05-16     박성완 기자

 새누리당의 새 지도부를 배출한 5·15 전당대회는 이전 전대에 비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당 대표 후보 지지자들은 이날 오전 전대 행사장인 경기도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 앞에서 행사 시작 전까지 '조용한 응원전'을 이어갔다.

◇차분한 응원전…음향기기 동원 않고 후보 알리기 주력

이들은 대형 스피커 등 음향기기를 동원하기보다는 삼삼오오 모여 구호를 외치거나 후보자의 명함을 나눠주는 등 절제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황우여 후보 측은 지지자 3명 만이 행사장으로 들어오는 대의원들을 맞이했다. 이중 한 명인 장승호(54)씨는 "우리는 일당백으로 응원전을 펼칠 것"이라며 "황 후보가 조용한 선거를 하겠다고 했기에 실천해야 한다. 얕은 물은 소리가 나지만 깊은 물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머지 후보 측 지지자들은 행사장 입구에 일렬로 줄을 선 채 각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응원 경쟁을 펼쳤지만 별다른 소동은 일어나지 않았다.

◇전대 행사장 입구서 전국언론노조 집회, "새누리 박근혜 각성하라"

지지자들의 응원 구호를 덮은 것은 오히려 전국언론노조 조합원들의 목소리였다. 전국언론노조는 이날 전대 시작 전 행사장 입구에서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를 규탄하는 항의 집회를 열었다.

언론노조 조합원 1000여명은 'MBC,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분노하라 연합뉴스', '배석규 OUT'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행사장 입구 양쪽에 길게 늘어섰다.

이들은 200여명의 경찰 및 경호원들과 대치하면서 "언론장악 국정조사" "낙하산 퇴출, 청문회 실시" "새누리 박근혜 각성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후 본격적인 전당대회가 시작된 2시15분부터는 구호를 멈추고 제자리에 앉아 대표자회의를 진행했고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전대의 꽃 '정견발표'…긴장·아쉬움 교차

이날 전대의 하이라이트인 후보자 정견발표 순서에서는 9명 후보자들 간 긴장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동료 의원과 9000여명에 달하는 대의원 앞에서 각 9분 간 진행되는 후보자 정견발표는 표심을 돌릴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였다. 정견발표 이후에는 곧바로 투표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9명의 후보 중 6번째 발표자인 심재철 후보는 상대 후보가 연설을 하는 내내 발표문을 수정하고 이를 되풀이해 읽어보는 등 꼼꼼한 모습을 보였다. 나머지 후보들도 간간이 연설문을 고치거나 긴장을 풀기위한 듯 물을 들이켰다.

이날 정견발표에서 후보들은 별다른 실수 없이 연설을 이어가는 노련함을 보였다. 특히 4번째 주자로 나선 정우택 후보는 연단에 서서 청중들에게 "오른 손을 들어보라"고 주문한 후 "SAY(세이) 5"라고 외치며 자신의 기호인 5번을 이용해 웃음을 자아냈다.

다만 9분이라는 제한된 시간동안 발언을 채 마치지 못한 후보들도 많았다. 시간을 초과해 발언하면 마이크는 꺼지게 돼 있다. 홍문종 후보는 "시간이 너무 짧았다"며 "오히려 올라가니 긴장은 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전대 결과 발표 직전 황우여 후보는 승리를 확신한 듯 이준석 비대위원과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결국 황 후보는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며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됐다.

황 신임대표는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이혜훈·심재철·정우택·유기준 후보와 함께 무대에 올라 꽃을 목에 걸고 만세를 외쳤다.

황 신임대표는 이 자리에서 "당의 화합을 제1 과제로 삼고 당 쇄신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꾸준히 진행하겠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