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솔로몬·한국 추가 압수수색…저축銀실무자 연일 소환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10일 현재 영업정지 상태인 솔로몬저축은행과 한국저축은행에 대해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합수단은 이날 솔로몬저축은행 지점과 한국저축은행과 연관된 특수목적법인(SPC) 등 2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자료, 대출내역 등을 확보했다.
이에 앞서 합수단은 지난 7~9일 저축은행 본사와 지점, 경영진 자택 등 50여곳을 압수수색한바 있다.
합수단은 압수물 분석과 동시에 미래저축은행과 한주저축은행 등 주요 경영진들의 불법대출 사실과 횡령 규모 등을 확인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합수단은 일부 대주주들이 지인을 내세워 차명(借名)으로 세운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대출을 받는 방식으로 고객예금을 빼돌린 단서를 포착, 해당 은행의 실무자를 연일 소환해 자금흐름과 사용처 등을 추적 중이다.
현재 합수단은 김찬경(56·구속)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충청권의 골프장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차명회사 20여개를 동원해 4000억원을 불법 대출받은 의혹에 대해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국내 한 명품가방 제조업체에 대한 투자 명목으로 미래저축은행에서 400억원을 불법 대출한 뒤, 또 다른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100억원을 대출받아 돌려막기 식으로 대출금을 상환한 의혹도 받고 있다.
밀항 직전 고객예금 203억원과 회사명의로 된 주식 20만주(시가 270억원 상당)를 몰래 빼돌려 48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도 확인작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합수단은 모 감정평가법인에 100억원대 불법대출을 주선하고 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한주저축은행의 여신팀장 이모씨를 전날 구속하고, 이씨를 상대로 추가 불법대출 사실과 규모를 조사 중이다.
솔로몬저축은행의 임석(50) 회장 등 경영진은 1500억~2000억여원을 횡령 또는 불법 대출한 혐의를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외국 선적(船籍)의 선박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장부 매입가와 실거래가를 허위 기재해 차액을 빼돌리는 수법으로 1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도 짙다.
윤현수(59) 한국저축은행 회장도 300억원을 차명으로 불법 대출받아 개인 투자 목적으로 사용한 정황이 포착됐다.
윤 회장은 2008년 대한전선 협력업체인 K레저개발에 300억원을 대출한 뒤 이 자금을 빼돌려 대선주조에 투자해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윤 회장은 대한전선 측을 통해 K사를 소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은 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로부터 관련 사건자료를 이첩받아 수사할 계획이다.
이밖에 합수단은 저축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독의 적법성과 비위사실 무마 청탁 의혹, 정관계 로비 여부 등에 대해서도 수사해나갈 방침이다.
다만 수사진도가 가장 빠른 미래저축은행과는 달리 나머지 저축은행 3곳은 아직까지 경영진이나 임원을 대상으로 한 소환조사를 고려할 만큼 수사상항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
합수단 관게자는 "미래저축은행은 지난해 9월부터 내사를 진행해온데다 밀항을 시도한 김 회장에 대한 직원들의 배신감때문에 수사 협조가 잘 되는 편이다"라며 "김 회장의 횡령 규모는 확인할수록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저축은행 직원들을 계속 조사하면서 고발된 대주주와 경영진의 불법 대출 혐의를 확인하며 차곡차곡 수사해가고 있다"며 "고발 내용으로만 보면 미래저축은행의 배임·횡령 액수가 제일 많지만 수사 결과는 고발된 내용과 상관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영업정지를 받은 저축은행과 관련해 구속된 사람은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 등 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