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향 세계독도사랑총연맹 총재
김 총재 "독도는 우리 땅?…외국에서는 안 통한다"
일본의 역사 왜곡과 독도 망언이 있을 때마다 우리 국민은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외친다. 일본을 규탄하는 집회는 물론 주한 일본 대사관을 항의 방문하기도 한다. 그러나 외국에 나가면 사정이 다르다.
김난향 세계독도사랑총연맹 총재는 “외국에서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주장하면 안 통한다”고 말한다. 인종과 출신 국가 등이 다양한 외국에서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주장해봤자 무슨 뜻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김 총재는 “대한민국에는 신비의 섬 아름다운 독도가 있습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외국에서 ‘독도사랑’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몇 차례만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시작한 ‘사랑의 일기장’ 보내기 운동도 어느덧 20년째 계속되고 있다. 김 총재를 만나 ‘독도사랑’ 활동과 ‘사랑의 일기장’ 보내기 운동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김 총재와 일문일답.
- 세계독도사랑총연맹은 언제 결성됐나.
“5년 전에 미국에서 ‘미주독도사랑총연합회’가 결성됐다. ‘세계독도사랑총연맹’으로 이름을 변경한 건 2년 전이다. 애초 '미주독도사랑총연합회'가 창립된 것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선생님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라는 사실을 문화를 통해 각인시키고,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관광지로 홍보하기 위해서였다. '세계독도사랑총연맹'으로 이름을 바꾼 것은 '독도사랑' 운동을 미국에서만 할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차원에서 전개하자는 의견이 많았고, 독도를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한 것이다."
- 조직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
“미국에는 23개 주에 지역조직이 결성돼 있다. 각 지역조직에서는 독자적으로 다양한 독도사랑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더 많은 지역에서 독도사랑연맹 조직이 결성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세계독도사랑총연맹에는 현재 중국, 독일, 오스트레일리아 등 6개 나라가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세계 각 나라와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문화를 통해 각인 시킨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 아닌가. 그런데 외국에서 독도가 한국 땅이라고 시위를 하거나 일본 대사관에 항의 방문을 하게 되면 외국인들 처지에서는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나는 우리 주장을 펼치기 위해서는 우리 할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처음부터 정치적 접근을 피하고 문화적인 접근으로 독도가 우리 땅임을 자연스럽게 알리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 독도를 문화적으로 어떻게 알린다는 것인가.
“독도가 대한민국 땅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도 좋지만, 너무 정치적으로 접근하면 외국인들이 거부감을 느끼는 것을 경험했다. 세계독도사랑총연맹은 미국에 그랜드캐니언(Grand Canyon)이 있고, 일본에 후지산이 있다면, ‘대한민국에는 신비의 섬 아름다운 독도가 있다’는 슬로건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렇게 활동하다 보니 외국인들이 거부감 없이 독도를 한국 땅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재외동포 한국의 날 축제이나 추수 감사절, 학교에서 행사가 있을 때마다 독도를 홍보하는 책자를 배부한다. ‘독도의 주인은 대한민국입니다’라는 서명을 받기도 한다. 독도 그림 퍼포먼스와 티셔츠를 배부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이 밖에도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한 비빔밥 퍼포먼스, 고전무용 공연, 한복패션쇼, 전통제례혼례식, 태권도시범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독도가 한국에 있고 아름다운 섬이라는 것을 알리고 있다”
-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다면.
“대한민국의 미래인 학생들과 함께하는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독도레이서 팀’(대학생들로 구성된 독도 알림이)과 같이 한국의 날 축제 때 퍼레이드에 참가하여 독도 홍보 책자와 티셔츠를 배부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2011년 2월 독도레이서 2기 팀과 로스앤젤러스의 베니스 비치((Venice Beach) 길거리에서 사물놀이 공연을 하고, 독도 홍보 책자 배부할 때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열광적으로 호응을 해줬다. 독도 캠페인을 문화적인 공연과 함께하면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고 지지해 준다. 특히 올해 2월에는 ‘동해수문장’(한국의 전통문화와 동해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학생들로 구성된 팀)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학생들과 1주일 이상 함께 활동하며 지원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 ‘동해수문장’이 국제수로기구(IHO) 총회를 앞두고 ‘동해 표기’ 여론 확산을 위해 서명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니 젊은 학생들이 진지하면서도 열정과 패기가 넘쳤다.”
- 독도 캠페인에 적극적인 연예인도 있다. 어떤 생각이 드나.
“가슴이 벅차고 뿌듯한 일이다. 연예인들이 정말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 가수 김장훈 씨가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대한민국에는 독도가 있고 독도는 아름다운 섬’이라는 광고를 했다. 광고 내용이 우리가 활동하고 있는 것과 같아 기분이 좋았다. 언론에도 광고를 싣고 있는데 기회가 닿으면 캠페인을 같이 해보고 싶다”
- 특별히 같이 하고 싶은 캠페인이 있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캠페인이다. 세계 각 나라에는 책가방 없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 미국에도 그런 학생들이 상당히 많다. 미국에서는 책가방이 한국처럼 비싸지가 않다.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더라도 책가방이 없는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면서 독도를 자연스럽게 알리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책가방에 독도를 알릴 수 있는 문구를 새겨 넣거나 캐릭터를 붙여 주면 좋을 것 같다. 책받침에 독도와 세계의 아름다운 섬을 디자인하여 학생들에게 나눠줘도 효과가 좋을 것 같다. 많은 돈을 들여 광고하는 거도 좋지만, 학생들을 지원하면서 독도를 알리는데도 관심을 둬줬으면 좋겠다.”
- ‘사랑의 일기장’ 보내기 운동은 무엇인가.
“미국에 이민 가서 학생들의 인성교육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미국에 정착하고 봉사활동을 처음으로 시작하려고 할 때 한국에서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가 ‘사랑의 일기장’ 보내기 운동을 하는 것을 알게 됐다. 처음에는 협의회에서 일기장을 지원받아서 미국의 이중 언어(한국어, 영어)를 사용하는 학교에 배부했다. 지금은 별도로 제작해 배부하고 있다.”
- 일기장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
“일기장을 펼치면 ‘어른들께 인사하기’ ‘양보하기, 질서 지키기’ ‘절약하기, 환경보호’ ‘고운말, 바른말 쓰기’ 등의 난이 따로 있고, 한국과 미국의 기념일과 역사적 인물도 나온다. 학생들이 일기를 쓰면서 해당 난에 자신의 행동을 비춰보도록 만들어져 있다. 학생들이 일기를 쓰면서 자연스럽게 인성교육에 도움이 되게 되어 있다. 일기를 쓰고 있는 학생들의 생활 태도가 달라졌다는 부모님의 얘기를 들으면 보람을 느낀다.”
- 일기장은 어떤 학생들에게 나눠주나.
“한국어와 영어를 같이 사용하는 학교의 학생들에게 배부하고 있다. 일기장 구성도 한글과 영어를 함께 사용해 만들었다. 지금은 기존의 사랑의 일기장에 독도를 자연스럽게 문화유적지로 알리는 새로운 버전을 제작하고 있다. 학생들이 일기를 쓰면서 독도가 아름다운 섬이고 한국에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 앞으로 계획은
“몇 년 전 독도에 갔을 때 매우 아름답고 신비한 섬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독도가 어느덧 내 삶의 일부가 되어 있음을 느꼈다. 외국인들에게 꾸준히 독도가 대한민국에 있다는 것을 알려 나갈 것이다. 세계독도사랑총연맹이 중심이 되어 ‘독도사랑’을 위한 세계적인 네트워크도 구축할 것이다. 독도를 알릴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새로운 버전의 ‘사랑의 일기장’ 보내기 운동도 지속해서 전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