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반등했지만 ‘D의 공포’에 기대물가 역대 최저

사상 첫 마이너스 물가 상승률에 영향 받은 듯

2019-09-26     이교엽 기자
▲ 농산물도매시장 찾은 시민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가 모처럼 반등했다. 하지만 경기침체 속 저물가가 이어지는 ‘D(디플레이션)’의 공포가 커지며 기대물가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9로 전월대비 4.4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4월 이후 넉 달 연속 하락했다가 5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것이다. 다만 기준선(100)을 상회하진 못했다.

CCSI는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주요한 6개 지수를 표준화한 것으로 소비자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낸다. 

지수가 기준선 아래면 과거(2003년 1월~지난해 12월) 평균치보다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더 많다는 얘기다. 

이번 조사는 전국 도시 2500가구(응답 2335가구)를 대상으로 지난 10~17일 실시됐다.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현재경기판단(68)과 향후경기전망(75) CSI가 각 5포인트, 9포인트 올라 5개월만에 상승 전환했다.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도 개선됐다. 

현재생활형편(92), 6개월 후 전망을 나타내는 생활형편전망(92), 가계수입전망(97), 소비지출전망(106) 지수가 일제히 1~3포인트 올라갔다.

물가상황에 대한 인식은 위축됐다. 물가수준전망 지수는 134로 전월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6년 8월(132) 이후 3년1개월 만에 최저치였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물가(-0.04%)를 나타낸게 인식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됐다.

특히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1.8%로 떨어져 2002년 2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기대인플레이션 2%대는 지난 2013년 8월부터 6년간 지속됐으나 이번에 깨진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지표물가가 낮게 나오다보니 일반 소비자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