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박영준 형 금융거래내역 확보…뭉칫돈 조사

2012-05-08     조현아 기자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최재경)는 8일 박영준(52·구속)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형인 박모씨의 계좌 추적을 통해 금융거래 내역을 확보했다.

검찰은 지난 3일 확보한 박씨 명의로 된 경북 칠곡군 소재의 농협 계좌를 추적하면서 이 계좌에서 발견된 10억~20억원의 출처와 자금 흐름 등을 살펴보고 있다.

특히 검찰은 박 전 차관이 서울 용산구 신계동 아파트 분양권을 구입한 직후인 지난 2008년 형 계좌에서 7억여원이 빠져나간 점으로 미뤄 박 전 차관이 형에게서 빌린 3억원이 이 계좌에서 나왔는지 여부도 들여다 보고 있다.

앞서 박 전 차관은 2008년 5월 청와대 비서진 재산공개 당시 "형에게 3억원을 빌려 용산 아파트 대지와 건물을 7억3000여만원에 구입했다"고 밝혔었다.

또 이 계좌에 박씨가 현금을 직접 입금한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져 검찰은 필요할 경우 박씨를 소환해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아울러 검찰은 박 전 차관의 돈을 세탁해 준 의혹을 받고 있는 제이엔테크 이동조(59) 회장에 대해 귀국 및 소환을 계속 종용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5~6일 검찰에 직접 전화를 걸어와 출석과 관련된 의견을 나눈 뒤 아직 구체적인 귀국 시기를 언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날 최시중(75·구속)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불러 파이시티 이정배(55) 전 대표로부터 받은 돈을 어디에 썼는지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최 전 위원장은 현재까지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처에 대해서도 "사람들을 만나 식사값 정도로 썼다"는 식으로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전날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박 전 차관을 구속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제 두개의 산(최시중·박영준)을 넘었다는 표현을 쓸 수 있겠다"며 "사실상 (수사가) 마무리 수순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