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275만t 美옥수수 산다고 했지만 산다는 기업 無
미일 무역협정 서명 후 새 불씨 될 가능성 있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산 옥수수를 수입하기로 약속했으나 민간 기업들은 구입 의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의 미국산 옥수수 수입 약속이 미일 간 새로운 불씨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23일자 도쿄신문이 주요 6개 기업·단체를 조사한 결과 추가로 미국산 옥수수를 구매하거나, 앞당겨 수입하겠다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앞서 지난 8월 프랑스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가 중국이 사지 않아 남게 된 미국산 옥수수를 구매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당시 아베 총리도 해충 피해를 이유로 미국산 사료용 옥수수를 앞당겨 미리 수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아베 총리는 정부가 아닌 민간 차원에서 옥수수를 사들이겠다고 말했다.
일본은 지난해 연 약 110t의 사료용 옥수수를 미국으로부터 수입했다. 아베 총리가 약속한 새로운 수입량은 110t의 약 4분의 1인 275만t으로 약 600억엔(약 6650억원) 규모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14개현 69개 기초자치단체가 사료용 옥수수에 대해 해충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피해는 옥수수를 수입해야 할 만큼 크지 않다.
미일 무역협정 서명 후 양국 간 관계에 불씨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도쿄신문은 분석했다.
옥수수를 생산하는 미 중서부의 ‘콘 벨트’ 지역은 내년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이다.
일본 측이 옥수수를 수입해 가지 않는다면 ‘뿔난’ 옥수수 농가 농민들은 분노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릴 가능성이 크다.
아베 총리는 미국의 잉여 옥수수를 대량 수입하는 약속을 하면서 미국에 ‘퍼주기’를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는 한편 목표로 하던 미국에 수출하는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철폐는 불투명해지면서 자국 내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