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文심판·조국 사퇴” 공세 강화

“5촌조카 꼬리자르기는 후환이 두배 세배로 돌아올 것”

2019-09-17     이교엽 기자
▲ 모두발언 하는 나경원 원내대표.

제1야당 대표의 초유의 삭발 투쟁으로 전의를 끌어올리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17일 사모펀드 의혹의 핵심인물로 알려진 조국 법부장관의 5촌 조카가 구속되자, 이를 공세의 대상으로 삼아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한편 다른 야당과의 물밑접촉으로 대정부 투쟁의 동력을 결집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한국당은 조 장관이 5촌조카만 구속하는 ‘꼬리자르기’로 위기를 모면할 경우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저항권 투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는 한편, 조 장관의 수사팀에 대한 인사불이익 관련 언급도 사실상 협박이나 다름없다고 분개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조국 5촌조카 구속에 대해 “조국 펀드의 실체를 입증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혹여나 5촌조카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 씌우는 소위 ‘꼬리자르기’가 이뤄지는 것은 아닌지 많은 국민들이 의심하고 있다. 구태하고 기만적 수법으로 이 상황을 모면하고 덮으려 한다면 훗날 후환이 두배 세배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촛불은 ‘초기촛불’과 ‘후기촛불’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초기 촛불은 결국 정의와 법치가 살아있는 국가를 만들어달라는 것이었지만, 이 정권은 촛불 정신을 철저히 왜곡하고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국 사태 민심은 더 활활 타오르고 있다”며 “정권 비판이 정권 심판으로 번져가고, 정권심판이 언제 불복종으로 옮겨갈지 모른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국민들이 자유시민의 저항권 투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조 장관이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일선 검사들에 대해 헌법 정신과 법령을 어기지 않는 한 인사 불이익은 없다고 언급한 발언도 뭇매를 맞았다.

나 원내대표는 “가족을 수사하는 검사들을 향해 ‘헌법 법령을 어기지 않는 한 불이익이 없을 것’이라고 하는 말, 이것은 알아서 기어라 하는 사실상 협박수준이다”라며 “뒤에서 조국 봐주기 수사팀을 만들려고 하고, 국민이 검찰수사 내용 모르게 법까지 바꾸려고 하더니 이제는 아예 대놓고 ‘인사 불이익’을 언급한다”고 성토했다.

조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시점에 여당과 법무부가 검토 중인 수사 공보 준칙 개정에 대해서도 ‘알권리 박탈 공보준칙’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한편, 전날 삭발 투쟁에 나섰던 황교안 대표를 비롯해 당 지도부는 개별적으로 투쟁에 나선 의원을 찾아가 힘을 실어줬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조국 장관 임명 철회를 촉구하기 위해 3일째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이학재 의원을 격려 방문해 여론조사 결과에 조급할 필요가 없다며 진정성 있는 투쟁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자고 독려했다. 

이 의원이 “대통령이 왜 조국을 감싸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하자, 나 원내대표는 “국민들 의혹이 커질 수밖에 없다. 비정상적으로 감싸는 것”이라며 “이걸로 문재인정권 몰락이 시작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