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제1야당 대표 삭발 감행 ‘왜?’
삭발 통해 대여 투쟁 동력 결집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에 대한 항의 차원으로 삭발했다.
당 일각에서는 대여(對與) 투쟁 전략 일환으로 의원직 총사퇴, 지도부 삭발 등 강경론이 대두된 적은 있었으나 소수 의견에 그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를 두고 홍준표 전 대표 등 일부 보수 인사들은 당 지도부의 리더십과 투쟁 의지를 문제 삼기도 했다.
황 대표가 삭발 투쟁에 직접 나선 배경에는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범야권의 투쟁 동력을 결집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삭발 투쟁식 장소도 당초 당 안팎에서 거론됐던 국회나 광화문 광장이 아닌 청와대로 정한 것도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고, 제1야당의 대표로서 문재인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또한 ‘조국 정국’이 한 달 넘게 지속되는 상황에서 무당층의 비율은 증가한 반면, 한국당으로의 지지층 흡수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당 안팎에서 황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원내외 투쟁전략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내부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관련 특검을 관철시키기 위해 국회 안에서 단식농성을 벌인 적은 있으나 한국당 지도부의 강경 투쟁은 흔치 않은 모습이다.
황 대표의 삭발 투쟁을 계기로 ‘귀족정당’이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 다니는 한국당이 제1야당으로서 야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황 대표 외에 당내 다른 의원들은 삭발이나 단식농성 등의 방식으로 전의를 끌어올리며 강경 투쟁에 동참하고 있다.
이밖에 김태흠 의원, 강석호 의원, 김정재 의원 등 다른 의원들도 추석 연휴기간 동안 각자 지역구에서 조국 장관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펼쳤다.
한국당 소속은 아니지만 보수 성향의 무소속 이언주 의원도 지난 10일 조국 장관을 임명한 문 대통령을 향해 “국민을 개돼지로 여기는 것 아니면 이럴 수 없다. 누가 누구를 개혁한다는 것이냐”면서 “임명을 즉각 철회하고 대국민 사과하라”며 눈물의 삭발식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