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 우이초등학교 여자축구팀, 서울시 대표로 5월 전국소년체전 첫 출전

2012-05-07     송준길기자

통산 전적 1승 1무 20패, 창단한지 1년이 갓 지난 강북구 대표 우이초등학교 여자 축구팀이 서울시 초등학교 여자축구팀의 전통 강호인 송파초등학교 여자 축구팀을 연장 접전 후 승부차기 끝에 5-4로 물리치고 전국소년체전 서울시 대표로 선발됐다.
1년 전 같은 대회에서 송파초등학교에 9-0 완패를 당했던 것과 비교하면 우이초등학교 여자축구팀의 결과는 기적에 가까운 것이었다.
현재 서울시에 여자축구팀을 운영하는 초등학교는 2곳. 기존엔 8년 전 창단한 송파초등학교가 유일했지만 2010년 12월 강북지역 최초로 우이초등학교 여자 축구팀이 생기면서 2팀으로 늘어난 것.
우이초등학교 여자축구팀의 창단과정은 우여곡절도 많았다. 우선 축구팀 구성에 필요한 선수수급이 쉽지 않았다. 기존에 선수생활을 했던 학생이 전무했던 것은 물론 축구를 하겠다고 나서는 학생들도 거의 없었다. 학교 내 학생들을 중심으로 축구팀을 구성하려 하자 이번에는 선수로 선발된 학부모들의 반대가 심했다.
창단 초기부터 여자축구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배종용 교장은 “여자축구팀을 만들 당시 학부모들의 반대가 생각 외로 심했다. 학부모들을 만나보면 ‘여자가 무슨 축구냐.’ ‘우리나라에서 여자축구가 무슨 미래가 있느냐.’ ‘축구를 시킬 바엔 차라리 피겨스케이팅이나 골프를 시키겠다.’ 등 많은 의견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학부모들의 반대에 교장선생님과 축구 감독교사는 물론 같은 학교 내 운영 중인 남자축구팀의 학부모들도 함께 나서 학부모들의 설득에 나섰다. 그 결과로 첫해 모인 학생이 3~5학년생 17명! 올핸 6학년 학생들이 졸업해 이보다 적은 14명으로 축구팀을 운영하고 있다. 선수가 적다보니 어느 한 선수라도 부상을 당하면 출전선수 명단을 짜는 것도 쉽지 않다. 선수들은 정규수업을 마친 후 오후 시간을 이용해 하루 2시간 정도 훈련을 한다. 여자축구팀이 전무하다 보니 주로 같은 학교 남자축구팀이나 인근학교 남자축구팀과 연습경기를 하는 일이 많다.
배 교장은 “여자축구팀을 만든 건 아이들이 운동을 하며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훈련을 통해 체력을 기르고 도전정신과 협동심을 키워나간다면 꼭 운동선수의 길로 나가지 않더라도 건전한 인성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의 포부로 “우선 목표는 전국 소년체전에 나가 8강에 진출하는 것이며, 더 큰 바람은 지역 내 중·고등학교에 여자축구팀이 만들어져 강북구가 제2의 지소연, 여민지와 같은 축구선수를 배출하는 여자축구의 메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