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도 야구열풍…국회의원 야구광(狂)은?
2011 프로야구 한국시리즈가 삼성의 통산 네 번째 우승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올시즌 총 관중 수는 680만9천965명으로 종전 최다 관중을 기록한 지난해(592만8천626명) 기록을 갈아치웠다.
야구의 인기는 여의도에서도 마찬가지다. 국회에는 국회의원들이 직접 만든 야구동호회도 있다.
여야를 초월해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 한 목소리를 내자는 뜻에서 이름도 '이구동성(異口同聲) 야구단'이다.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발전실행위원장이 감독을 맡고 탤런트 홍수아씨도 '이구동성 걸'이란 직함으로 야구단의 일원이라고 한다.
단원으로는 대한야구협회장인 한나라당 강승규 의원을 비롯, 같은 당 전여옥 의원, 민주당 전병헌 의원,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 등이 포함돼 있다.
국회의원 중에는 야구선수 출신의 야구광도 여럿 있다. 한나라당 허원제 의원은 부산진초등학교 초창기 야구부 멤버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야구를 그만둔 허 의원은 "부모님 반대만 없었어도 야구 선수로 성공했을지 모른다"고 회상한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대학원 시절 야구선수로 활동했다. 4번 타자를 맡을 정도로 실력이 출중했지만 부상으로 야구를 중단했다.
장 의원은 경남정보대학교의 총장을 지냈을 당시 교수들을 설득해 학교에 야구단을 결성하기도 했다. 국회의원이 된 이후에도 부산 사직구장을 찾아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했을 정도로 야구광이다.
민주당 박상천 의원은 기아 타이거즈 열렬한 팬으로 알려져 있다. 바쁜 의정활동으로 야구 중계를 볼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보좌관에게 녹화를 부탁해 챙겨볼 정도라고 한다.
국회의 최고 야구광으로는 대한야구협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한나라당 강승규 의원을 빼놓을 수 없다.
강 의원은 야구 명문으로 알려진 천안 북일고를 다니면서 야구에 눈을 떴다. 한화 팬인 그의 의원실에는 각종 야구용품들이 놓여 있고 학교 후배인 지바롯데 김태균 선수의 결혼식 주례를 맡기도 했다.
강 의원은 지난 2009년 국민체육진흥법 및 스포츠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는 등 야구의 제도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강 의원의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지방자치단체가 야구장을 25년 내에 장기 임대 계약할 수 있고 다양한 수익 시설 설치가 가능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스포츠토토 등의 수익금을 노후한 야구장 관리에 지원할 수 있는 길도 열리면서 야구인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강 의원은 2009년 회원국 만장일치로 아시아야구연맹(BFA) 회장에도 선출됐다. 국회의 '이구동성' 야구단에선 총무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