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11시간 마라톤 문답> “특혜는 없었다”·“자세히 알지 못한다”로 일관
사모펀드·웅동학원 등 여러 의혹 상세 설명하거나 부인
“언론인 여러분들이 저에 대해 해주신 비판, 조언, 질책 모두 잘 새기겠습니다. 이번 경험을 기초로 제 삶을 성찰하고 향후 삶에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2일 오후 3시 30분부터 3일 오전 2시 16분까지 11시간 마라톤 기자간담회를 마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채 이같은 소감을 남기며 국회를 떠났다.
조 후보자는 전날 예정된 2~3일 인사청문회가 무산되면서 더불어민주당 주관으로 마련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면 돌파에 나섰다.
주제·시간제한이 없는 무제한 형식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는 중간 휴식시간 2시간을 제외하고 약 500분 동안 이어졌다.
조 후보를 향한 세간의 관심을 보여주듯 갑작스럽게 개최된 자리임에도 많은 기자들이 몰렸다.
이날 간담회는 총 56명의 기자들의 100차례 질의를 끝으로 마무리했다.
예상대로 딸 논문, 장학금 의혹, 사모펀드 및 웅동학원 논란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고, 조 후보자는 침착하게 답변을 했다.
조 후보자는 딸의 입시와 장학금을 둘러싼 특혜 의혹에 대해 “입시 특혜는 없었다”고 강하게 부인하면서 “장학금의 수령 경위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했다.
현재 검찰 수사 중인 가족 사모펀드 투자 의혹에 대해서는 “구성·운용 과정 등에 대해 알 수 없었다. 사실 경제나 경영을 잘 몰라 사모펀드가 무엇인지 이번에 공부했다”면서 “불법은 없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사모펀드 운용자로 지목되는 5촌 조카가 해외 도피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하루 빨리 (조카가) 귀국해서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언론에 의해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나는 모르겠다”, “검찰 수사로 밝혀질 것”이라고 답하는 경우도 많았다.
다만 조 후보자는 “과분한 기대를 받았는데도 큰 실망을 안겨드려 사과드린다”며 “언행불일치 문제에 대해 달게 비난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조 후보자는 기자회견 내내 침착하고 막힘없이 질의에 대응했으나 딸의 이야기에는 결국 감정이 격해져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언론의 허위사실이 도를 넘었다. 게다가 그것이 저의 딸아이와 관련돼 있을 때는 너무 힘들다”며 “딸은 나름 열심히 해서 인턴도 하고 영어공부도 해 (대학에) 들어갔다. 저를 비난해 달라”고 고개를 떨어뜨린 채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혼자 사는 딸 아이 오피스텔에 남성 기자들이 밤 10시에 문을 두드린다고 한다. 딸 아이 혼자 사는 집 앞에 야밤에는 가주지 말아 달라. 저희 아이가 벌벌 떨며 안에 있다. 부탁드린다”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호소했다.
거취에 대한 질의엔 “개인적으로 제 마음속 깊이는 다 그만두고 가족들을 돌보고 싶다”며 “제 동생과 이혼하고 고통을 받고 있는 전 제수씨에 대해 너무너무 미안하다”고 울먹거리는 모습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