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이재용 선고일에 악재 속 삼성전자 ‘시계제로’
이 부회장 리더십 공백 우려에 재계 초긴장
삼성에게 ‘운명의 날’이나 다름없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다가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루된 ‘국정농단 사건’의 대법원 선고가 29일 내려질 예정인 가운데, ‘총수 부재’ 상황이 생길수도 있다는 우려에 재판 결과를 기다리는 삼성그룹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삼성전자는 재판과 관련된 공식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또 한 차례의 리더십 마비는 창사 이래 최대의 격랑에 빠트릴 것이란 위기 의식이 가득하다.
삼성전자 내부적으론 최근 메모리 시장 둔화에 따른 영업이익 악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애플의 견제 등 불확실성 고조, 한일 외교 갈등에 따른 서플라이 체인(공급 사슬) 붕괴 등 등 일련의 악재로 쌓인 피로도가 이미 한계치에 다다랐다고 보고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부회장은 경영 복귀 이후 대규모 투자, 채용 계획과 함께 ‘반도체 2030 비전’을 제시했다. 또 인공지능(AI)·전장·바이오 등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여왔다.
이 부회장의 리더십 공백 상황이 생길 경우 이 같은 미래 준비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물론 재계에서도 이번 판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외적 경영 불확실이 커지는 상황에 국내 1위 기업 총수의 공백은 재계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대법원 판결을 앞둔 상황에서도 내부적으론 현장경영에 나서며 조직을 추스리며 외부적으론 사우디 왕세제, 손정의 회장 등 글로벌 정재계 인사들과 다른 기업인들과의 회동을 주선하는 등 재계 1위 수장의 면모를 보여왔다”면서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서 존재감이나 역할론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다”고 말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삼성전자 온양·천안사업장을 시작으로 평택사업장(9일), 광주사업장(20일)을 찾은 데 이어, 재판을 불과 사흘 앞둔 26일에도 예상을 깨고 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방문해 전자계열사 밸류체인 점검 및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현장 경영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