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으로 노조 파업 막으려한 현대차
현대차 공장장이 조합원 부인들에게 주식을 줄 테니 파업을 하지 말라는 발언을 해 노조가 강력 반발하는 등 현대차 노사간의 갈등이 심상찮다.
특히 오는 10일 '2012 임금 및 단체 협상'을 보름 가량 앞둔 상황에 벌어진 일이어서 자칫 올해 현대차 임단협이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4일 현대차노조 아산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아산공장장인 임모 전무가 조합원 부인 행사에 참석해 "지금까지 지급된 주식은 무쟁의 보상차원이다. 이를 더 받고 싶으면 올해 파업하지 말라"는 말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발끈한 노조는 2일 발간한 '노조소식지 37호'를 통해 "조합원을 돈의 노예로 전락시킨 아산공장장, 조합원 부인 협박, 제정신인가?"라며 노동조합과 조합원의 권위에 정면으로 도전한 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는 "사측이 노동3권을 깡그리 무시하고 자본이라는 우월적 위치를 악용해 노동조합의 백기투항을 종용했다"며 "2012년 단체교섭을 시작하기도 전에 정몽구가 대학후배 임모 공장장을 앞세워 노동조합에 선전포고를 감행한 것이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무쟁의와 주식을 결부시킨 사측의 발언은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평소 조합원을 돈의 노예로 취급한 것이 은연중에 드러난 것이다"며 "조합원의 소중한 피와 땀을 모독한 사측에 노동조합은 분노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여기에 더해 "아산공장장의 퇴진과 대(對) 조합원 공개사과를 즉각 단행하라"며 "사측이 이를 거부한다면 노동조합은 2012년 단체교섭의 파국을 앞서 경고하는 바이다"고 지적했다.
아산공장장의 주식 발언 파문이 알려지면서 현대차는 올해 임단협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무파업 타결을 이뤘지만 강성노조의 등장에 이번 사태까지 겹쳐 올해 임단협에서는 가시밭길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3년간 무파업 당시 현대차는 조합원들에게 자사주를 지급해왔다. 2007년 30주, 2009년 40주, 2010년 30주, 2011년 35주를 지급했다. 대략 30주라고 해도 4일 기준 주가 26만원을 대입하면 795만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