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서고도 티격태격’ 평화당-대안정치, 끝없는 공방

탈당 명분·보조금 등 각자 입장 내세워 신경전

2019-08-18     이교엽 기자
▲ 생각에 잠긴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유성엽 대안정치 임시대표.

민주평화당과 평화당에서 탈당한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 연대’(대안정치)가 분열 이후에도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갈라서고도 공방을 벌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라도 상대측을 내버려 둘 수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분열 전 호남정당임을 자처하며 내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일대일 대결 구도를 형성해 승리하겠다는 전략을 놓고 이제는 두 세력이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평화당과 대안정치 간 신경전은 대안정치가 탈당을 선언한 지난 8일 이후부터 지속돼왔다. 

상대방을 향해 자신들에게 합류하라는 주장만을 반복하며 평행선 구도를 그려왔다.

이 과정에서 정동영 대표 등 당권파는 대안정치를 향해 ‘탈당에 명분이 없다.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독설을 날렸고, 유성엽 임시대표 등 대안정치는 “정 대표가 애매한 정치노선을 내세워 민주당 2중대를 벗어나지 못했고 태극기부대보다 못한 지지율을 보이는데 이보다 더한 명분이 필요한지 묻고 싶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탈당 시기에 대해서도 공방을 벌였다.

대안정치는 당초 이달 12일 탈당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12일 탈당하게 되면 매해 2·5·8·11월 15일에 지급되는 정당보조금의 규모(6억4000만원 상당)가 현격히 줄어들어 당직자들의 급여 지급 등 당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지난 16일 탈당계를 처리키로 했다.

당권파는 이를 놓고 정당보조금 지급 전 탈당하는 것이 당권파의 자금줄을 옥죄기 위함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대안정치는 온전히 당직자들을 위해 탈당 날짜를 16일로 바꾼 것이었는데 당권파가 이를 왜곡하고 있다고 맞섰다. 

이번 지침에서 당내 돌던 대기발령과 구조조정 소식이 현실화되자 평화당 내부는 소위 정 대표 라인과 그렇지 않은 라인으로 또 한 번 갈렸다. 대표 라인이 아닌 경우에는 인사 칼바람이 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앞서면서 정 대표를 향한 불만도 고조되는 모양새다. 

정 대표가 각종 현장에 나가서는 약자의 편에 서겠다며 민생을 외치고 다니지만 정작 자신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당 내부 약자들의 편에는 서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반면 정 대표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사들 사이에서는 어차피 대안정치가 창당을 하게 되면 그쪽 의원들과 관련된 인물들은 당을 떠나지 않겠냐는 전망을 앞세우며 언제든 나갈 수 있는 사람들에게 중요 당무를 계속 맡기기는 어려운 일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양측은 탈당 전후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도 공방을 벌였다. 

정 대표 측은 한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 대안정치가 탈당을 선언한 이후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두배 올라 5%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고 호남에서도 민주당에 이어 2위로 기록돼 내년 총선 승리의 희망이 보인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대안정치는 여러 여론조사 중 하나의 조사결과에서만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왔을 뿐 지상파 3사가 진행한 여론조사 등 다른 기관의 조사에서는 탈당 이후 평화당 지지율이 반토막 났다고 대응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양측의 이러한 신경전이 총선 전까지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요약해서 말하면 컨셉트가 겹친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