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中 하이난 천인갱 징용한인 유해 송환 추진

동위원소 분석 등 통해 한국인 여부 확인 예정

2019-08-12     박경순 기자
▲ 천인갱 추모관에 헌화하는 정운현 국무총리비서실장.

정부가 일제 강점기 중국 하이난섬에 끌려가 강제노역 하다가 숨진 한국인 징용 피해자들의 유해를 국내로 송환한다. 

12일 행정안전부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에 따르면 행안부가 하이난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국내 기업이 지난 1995년부터 수습·보관해오던 유해 100여위를 국내로 봉환한다고 밝혔다. 

행안부 관계자는 “중국 정부와 협의를 거쳐 내년부터 우선 수습된 유해 100여위의 DNA를 유족과 대조해 신원을 확인하거나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한국인 여부를 확인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난성 싼야시 난딩촌에는 일제 시대 강제징용 조선인들의 집단 매장지 ‘천인갱’(千人坑·1000명이 묻힌 구덩이)이 있는데, 이 곳에는 1200구의 유골이 묻혀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제가 지난 1943년부터 조선인 2000여명을 ‘조선보국대’라는 이름으로 끌고 가 비행장이나 항만 건설공사, 탄광채굴 작업 에 동원했다. 

이들 중 절반정도가 강제노역에 지쳐 사망했고, 생존한 조선인들도 일본군이 1945년 해방 이후 하이난섬을 떠나기 전 무참히 학살했다. 

천인갱 지역은 1990년대 한국 기업이 망고 농사를 짓기 위해 중국 정부로부터 토지를 임차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1995년 조선인 강제징용자 유골을 처음 수습한 이후 현재까지 100여위의 유해를 발굴해 추모관에 모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