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1940년대 빅타레코드 금속원반, 듣고 보세요
1930년대 후반 음반의 대중보급을 이끈 빅타레코드 금속원반이 전시된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5월2일부터 7월9일까지 빅타레코드 금속원반을 박물관 '새로운 전시자료' 코너에서 선보인다. 빅타레코드 금속원반과 빅타사 유성기음반, 빅타축음기, 가사집, 광고지, 사진엽서 등 30여 점이 나온다.
빅타레코드 금속원반은 1920~1940년대 초 중요한 음악들을 대거 녹음한 유일본 원반이다. 일본 빅타축음기주식회사가 1935년 2월부터 1940년 사이에 발매한 유성기반들을 찍은 금형 틀이다. 대중 보급반인 빅타 주니어 금속원반 555면과 빅타 아동반 금속원반 32면 등 총 587면이 지금까지 남아있다.
금속원반은 바깥 가장자리 부분에 1㎝ 정도의 여백이 있어 실제 제작된 음반의 25.5㎝보다는 조금 크다. 수록 음원의 길이는 약 3분 정도다. 원반 안쪽에는 음반을 녹음한 한국인 인명을 일본어식 영문으로 기록했고 음반번호, 음반 제작시기 등도 함께 새겼다.
일본 빅타 레코드사는 1980년대 이후 음원을 테이프로 보관하면서 무겁고 부피가 큰 금속원반을 폐기했다. 그 중 한국자료를 로엔엔터테인먼트(옛 서울음반)에서 1992년 사들여 보관해왔다. 지난해 자료적 가치를 인정받아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477호로 지정됐다.
민속박물관은 "국악음반후원회의 소개로 로엔엔터테인먼트는 근대문화유산 자료의 보존과 활용도를 높이고 대중문화 보급에 앞장서겠다는 취지로 지난해 12월 총 587매 중 577매의 금속원반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이들 원반은 1920~1940년대 초 대중적인 히트곡과 당시 사람들이 좋아했던 명인들의 소리를 대거 놓음했다. '황성 옛터' 등을 불러 일제강점기 최고의 인기를 누리다 잠적한 연극배우 겸 가수 이애리수의 원반을 비롯해 전승이 중단된 중고제판소리 명창 방진관의 소리 등이 포함됐다. 그 중 빅타판 춘향전 전집은 판소리사의 불후 명연으로 손꼽히는 자료다.
그 외에도 당대 공연예술 전반과 아동 대상의 음반 등 다양한 장르의 음반이 잘 보존됐다.
전시에서는 빅타레코드 원반 소개를 비롯해 동국대 음반아카이브연구소의 협조를 받아 당시의 음원을 들어볼 기회를 제공한다. 춘향가의 한 대목인 '오리정 이별'과 대중가요였던 '열차식당' 등도 소개된다. 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제작한 동요음반 '영감님 꽃밭'을 들어볼 수 있다.
민속박물관은 "1930년대 대중 히트곡과 전통명인 명곡을 담은 빅타레코드 금속원반은 그 생산지가 비록 일본으로 돼 있기는 하지만, 녹음된 내용 자체가 일제강점기의 우리 음악을 잘 담고 있다는 점에서 시대적, 역사적 가치가 아주 큰 자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