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1940년대 빅타레코드 금속원반, 듣고 보세요

2012-04-27     유상우 기자

 1930년대 후반 음반의 대중보급을 이끈 빅타레코드 금속원반이 전시된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5월2일부터 7월9일까지 빅타레코드 금속원반을 박물관 '새로운 전시자료' 코너에서 선보인다. 빅타레코드 금속원반과 빅타사 유성기음반, 빅타축음기, 가사집, 광고지, 사진엽서 등 30여 점이 나온다.

빅타레코드 금속원반은 1920~1940년대 초 중요한 음악들을 대거 녹음한 유일본 원반이다. 일본 빅타축음기주식회사가 1935년 2월부터 1940년 사이에 발매한 유성기반들을 찍은 금형 틀이다. 대중 보급반인 빅타 주니어 금속원반 555면과 빅타 아동반 금속원반 32면 등 총 587면이 지금까지 남아있다.

금속원반은 바깥 가장자리 부분에 1㎝ 정도의 여백이 있어 실제 제작된 음반의 25.5㎝보다는 조금 크다. 수록 음원의 길이는 약 3분 정도다. 원반 안쪽에는 음반을 녹음한 한국인 인명을 일본어식 영문으로 기록했고 음반번호, 음반 제작시기 등도 함께 새겼다.

일본 빅타 레코드사는 1980년대 이후 음원을 테이프로 보관하면서 무겁고 부피가 큰 금속원반을 폐기했다. 그 중 한국자료를 로엔엔터테인먼트(옛 서울음반)에서 1992년 사들여 보관해왔다. 지난해 자료적 가치를 인정받아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477호로 지정됐다.

민속박물관은 "국악음반후원회의 소개로 로엔엔터테인먼트는 근대문화유산 자료의 보존과 활용도를 높이고 대중문화 보급에 앞장서겠다는 취지로 지난해 12월 총 587매 중 577매의 금속원반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이들 원반은 1920~1940년대 초 대중적인 히트곡과 당시 사람들이 좋아했던 명인들의 소리를 대거 놓음했다. '황성 옛터' 등을 불러 일제강점기 최고의 인기를 누리다 잠적한 연극배우 겸 가수 이애리수의 원반을 비롯해 전승이 중단된 중고제판소리 명창 방진관의 소리 등이 포함됐다. 그 중 빅타판 춘향전 전집은 판소리사의 불후 명연으로 손꼽히는 자료다.

그 외에도 당대 공연예술 전반과 아동 대상의 음반 등 다양한 장르의 음반이 잘 보존됐다.

전시에서는 빅타레코드 원반 소개를 비롯해 동국대 음반아카이브연구소의 협조를 받아 당시의 음원을 들어볼 기회를 제공한다. 춘향가의 한 대목인 '오리정 이별'과 대중가요였던 '열차식당' 등도 소개된다. 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제작한 동요음반 '영감님 꽃밭'을 들어볼 수 있다.

민속박물관은 "1930년대 대중 히트곡과 전통명인 명곡을 담은 빅타레코드 금속원반은 그 생산지가 비록 일본으로 돼 있기는 하지만, 녹음된 내용 자체가 일제강점기의 우리 음악을 잘 담고 있다는 점에서 시대적, 역사적 가치가 아주 큰 자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