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천막 재설치에 서울시 ‘골머리’
“천막 다시 설치 못하게 최대한 노력”
서울 광화문 광장에 천막 설치를 놓고 우리공화당(옛 대한애국당)과 서울시 간의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공화당이 광화문 광장에 재설치한 천막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기간(29~30일) 동안 서울파이낸스센터 쪽으로 옮기면서 양측의 갈등이 잠시 수그러들었다.
그러나 우리공화당은 ‘철거’가 아닌 ‘이동’임을 강조하면서 “언제든 광화문으로 돌아오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우리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해 활동하는 데 오해가 없도록 확실하게 협조하겠다”고 천막을 이동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떠난 이후에는 우리공화당이 천막을 서울파이낸스센터 쪽에 유지할 이유는 없다.
서울시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우리공화당이 광화문 광장에 천막을 다시 설치할 경우 실질적으로 막아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시 직원과 용역업체 직원들이 동원되더라도 우리공화당 관계자와 당원들의 인원이 더 많을 경우 규모에서 밀려 천막 재설치를 막기 버거운 상황이 된다.
실제로 시가 지난 26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광장 내 이순신 장군 동상부터 중앙광장까지 광화문광장 일부 구역의 시설물을 보호해달라’고 요청한 것도 우리공화당의 천막 재설치에 막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 25일 시의 행정대집행 후 우리공화당이 3시간여만에 천막을 재설치한 것은 일시적으로 경비 공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시는 당시 경찰력이 투입돼 현장을 통제했다면 재설치는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최대한 노력해 보겠지만, 우리공화당 측의 인원이 많을 경우 재설치를 막는 것이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경찰은 우리공화당 천막 관리는 시 고유권한으로 자신들의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공무집행방해 행위나 시설물 훼손, 양측의 충돌 등에 대해서만 개입을 할 예정이다.
시는 우리공화당이 다시 광화문 광장에 천막을 설치한다면 행정대집행 절차를 통해 강제철거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