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5억弗규모 외평채 발행 ‘성공’

세계 최초로 녹색·지속가능채권 포함

2019-06-13     박경순 기자
▲ 외평채 발행결과 개요.<뉴시스>

우리 정부가 녹색·지속가능채권(Green and Sustainability Bond)이 포함된 외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성공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뉴욕 현지에서 15억달러 규모의 달러화 표시 외평채를 발행했다고 13일 밝혔다. 발행한도 15억달러를 전액 발행한 것이다.

 

당초 정부는 10억달러 발행을 예정했지만 투자자 주문이 6배(60억달러) 이상으로 집중되면서 발행 규모를 15억달러까지 늘렸다. 

 

5년 만기(5억달러)와 일반채권 10년 만기(10억달러)로 나눠 발행됐다.

 

이번 외평채는 지난 4월 만기 상환한 15억달러에 대한 차환을 위해 발행된 것이다.

 

이로써 정부는 지난 2017년(10년 만기 10억달러), 2018년(10년 만기 5억달러, 30년 만기 5억달러)에 이어 3년 연속 외평채를 발행하게 됐다.

 

특히 5년 만기 외평채는 녹색·지속가능채권 형태로 발행됐다. 한국투자공사(KIC)에 위탁돼 운용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환경, 사회적 가치 제고 등과 관련된 ESG(Environment, Society, Governance) 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사회적 책임투자(SRI) 채권 발행이 늘고 있다”며 “정부는 이 분야에서 한국의 기여도를 높이고 국내 금융기관·기업들에 벤치마크를 제공하기 위해 녹색 및 지속가능채권 발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SRI 채권은 발행자금이 친환경 또는 사회 가치 창출 사업에 사용되는 채권을 말한다.

 

녹색채권(Green Bond)에서 시작돼 최근 사회적채권(Social Bond),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등으로 확대·발전되는 추세다.

 

그간 폴란드, 프랑스, 벨기에, 인도네시아, 아일랜드, 네덜란드, 홍콩 등 외국 정부에서 발행한 SRI 채권은 모두 녹색 채권으로 발행됐다.

 

결국 지속가능채권을 정부가 발행한 건 세계 최초라는 설명이다.

 

외화 외평채 발행액은 외환보유액에 산입된다.

 

이번 발행으로 외환보유액이 확충되면서 향후 대외 충격에 대한 대응 여력을 유지하게 됐다고 기재부는 밝혔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 차입이 원활해지고 우리 경제 전반의 외화 조달 비용이 낮아지는 등 효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번 외평채의 발행금리와 가산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발행금리는 동일 만기의 미 국채금리와 가산금리를 더한 값으로 5년물과 10년물 모두 기존 달러화 표시 외평채 최저금리(2017년 2.871%)보다 낮은 수준으로 발행됐다.

 

가산금리는 5년물의 경우 우리나라(S&P 기준 AA) 보다 신용등급이 높은 홍콩(S&P 기준 AA+)이 지난달 22일 발행한 그린본드 가산금리(32.5bp)보다 2.5bp 낮은 30bp였다.

 

최초 제시금리(55bp)보다 25bp 축소됐다.

 

10년물 역시 역대 최저 금리(2017년 55bp)와 동일한 수준이었고, 최초 제시금리(75bp)보다 낮아졌다.

 

두 외평채의 가산금리는 모두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유통되는 동일 잔존만기 기존 외평채 금리보다도 낮다.

 

유통금리는 5년물 외평채가 33bp, 10년물 외평채가 58bp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통상 채권을 신규로 발행할 땐 투자자들이 유통금리 대비 추가 금리를 요구하지만 이번 외평채의 경우 수요가 견고해 별도 추가 금리 없이 발행됐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외평채 금리는 민간 부문 외화채권의 준거금리로 작용한다.

 

통상 민간·공공기관의 해외채권 발행금리는 외평채 금리에 추가 금리를 더해 결정된다.

 

외평채 금리 하락은 한국물 금리 수준의 전반적 하락을 의미하며, 이는 우리 기업·금융기관들의 외화 차입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