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경환 서울청장, 집회 폭력 강경수사 예고

“집회 중 경찰 부상 속출에 위기감·불쾌감 느껴”

2019-05-28     박경순 기자
▲ ‘현대중공업 물적분할-대우조선 매각저지! 조선 구조조정 분쇄!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끌려가는 경찰.

원경환 서울경찰청장이 최근 경찰관 부상 등을 초래한 집회 중 폭력 사건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발언 수위를 높였다. 

최근 ‘대림동 여경 논란’ 등을 계기로 경찰 공권력 경시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집회 폭행 관계자들을 엄정 처벌해 본보기로 삼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원 청장은 지난 27일 열린 출입기자단 정례간담회에서 “일부 노조단체의 폭력 시위에 대해 국민적 (우려) 목소리가 크다는 것을 잘 안다”며 “우리 경찰관 다수가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엄정하고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 청장은 간담회에서 “엄정 대응”과 “강력 수사”라는 표현을 거듭 사용했다.

그는 최근 민주노총 금속노조 집회를 겨냥하며 “(일부 참가자들이) 복면을 하고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의도적인 불법 폭력 시위로 보인다”며 “이를 선동한 집행부에 대해 강력히 수사해 엄정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또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보장해야한다. 하지만 법의 테두리 안이여야 한다”며 “공권력 경시는 옳지 않으며 이번 폭력 시위에 대해 엄정하고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원 청장이 평소 간담회에서 민감한 사안일수록 원론적 발언만 하는 등 신중을 거듭하는 스타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모습은 최근 발생한 경찰관 폭력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원 청장이 비교적 날선 반응을 나타낸 것은 최근 집회 경비 중 부상을 당한 경찰관이 속출한 탓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현대중공업 물적분할과 대우조선 매각 저지’ 결의대회에서는 서울사무소 진입을 시도한 일부 조합원들과 경찰이 격하게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10여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 밖에도 지난달 국회 앞에서 열린 탄력근로제 확대 반대 관련 민주노총 집회에서도 일부 경찰관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여기에 최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대림동 여경 논란’도 경찰 지도부가 공권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는데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 2인자’ 격인 서울경찰청장이 ‘공권력 훼손’과 ‘불법 집회 강경수사’를 함께 언급한 만큼, 향후 경찰은 집회 폭력 관련자들에 대해 수사 강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