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손학규 ‘사면초가’ 버텨야 되나 밀어내야 되나

정면 돌파에도 최고위부터 무력화 조짐

2019-05-19     이교엽 기자
▲ 심각한 표정의 손학규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이게 됐다. 

‘지도부 사퇴’를 요구해온 오신환 원내대표가 선출되며 말 그대로 사면초가에 몰렸다. 

손 대표는 정면돌파를 시도하고 있지만, 당내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손 대표의 결단 여부에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손 대표는 지난 15일 오신환 원내대표가 선출된 이후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어 사퇴를 일축하고 혁신위원회 구성을 제안하는 등 정면돌파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당내 상황은 손 대표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형국이다. 

오 원내대표 선출 뒤 처음으로 열린 최고위원회에선 오 원내대표와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이 면전에서 퇴진을 요구하는 거친말을 쏟아내 정면충돌했다. 

손 대표는 지도부 사퇴를 요구한 정무직 당직자 13명에 대한 해임 조치를 취소하겠다며 한 발 물러섰지만, 당초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등 공석이 된 당직에 측근 의원들을 임명하려던 계획이 바른정당계 반발에 무산됐다. 

손 대표가 안철수계와 사실상 갈라선 데 이어 당장 최고위원 회의부터 무력화될 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현재 최고위원 9명 중 5명(오신환 원내대표, 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수민 최고위원)이 손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입장인데, 이날처럼 손 대표가 우군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계속 저지할 경우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손 대표의 지금까지 발언들을 비춰볼 때, 손 대표는 퇴진을 거부하며 끝까지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당직 임명도 결국 강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손 대표가 정치적 생명 연장을 위해 당내 호남계와 민주평화당과의 제3지대 구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손 대표는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라고 반박하지만, 당내 계파가 안철수계와 유승민계, 호남계로 갈라져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제3지대 구축을 위한 원심력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