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한푼도 줄 수 없다"…CJ "진위 파악 후 대응하겠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상속권을 둘러싼 삼성가의 소송전에 대해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강경 발언과 관련, CJ측이 진위파악 후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17일 CJ측 관계자는 "형제간 소송인 만큼 CJ가 직접 코멘트할 문제는 아니다"며 "하지만 이건희 회장의 발언의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지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회장은 이날 오전 6시30분께 서울 삼성동 서초사옥 출근길에서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 질문에 "소송을 제기한 형제들에게 서운한 것은 없다"며 "소송에는 끝까지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의 이날 발언은 지난 2월 형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부친 이병철 회장의 유산을 나눠달라며 소송을 제기한 이후 첫 공식 발언이다.
이 회장은 "상대쪽이 소송을 하면 끝까지 대응해서 대법원이 아니라 헌법재판소라도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내 지금 생각 같아서는 한 푼도 내 줄 생각이 없다"며 "선대 회장 때 벌써 다 분재가 됐고 각자 다 돈들을 가지고 있고 CJ도 가지고 있는데 삼성이 너무 크다 보니까 욕심이 좀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삼성과 CJ간의 소강 상태는 법정 싸움으로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회장의 이번 발언은 유산 소송이 합의 등으로 일단락 될 가능성은 없다는 의미다.
지난 2월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 씨는 "선대 회장의 차명 재산을 다른 상속인들에게 알리지 않고 단독으로 관리했다"며 이 회장을 상대로 7100억원 규모의 주식인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차녀인 숙희 씨도 같은 이유로 1900억원대의 소송에 동참했다. 이어 고(故) 이창희 새한미디어 회장의 차남인 이재찬 씨의 유가족까지 소송 전에 합류하면서 소송액도 1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한편 이 회장은 삼성의 기강 문제에 대해 "고쳐야 할 것이 많다"며 그러면서 "항상 새롭게 보고 크게 보고 깊이 보고 이것을 중심으로 모든 사물을 분석하는 버릇을 들어야 한다고 회의 때마다 똑같은 소리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