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日위안부 합의문서 비공개 정당”

2019-04-18     박경순 기자
▲ 송기호 변호사가 공개한 길원옥 할머니 호소문. <뉴시스>

지난 2015년 한국과 일본이 합의한 위안부 교섭 문서를 비공개한 것은 정당하다는 항소심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3부(부장판사 문용선)는 18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송기호 변호사가 외교부를 상대로 낸 정보 비공개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1심과 달리 원고 패소 판결했다.

송 변호사는 선고 직후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군과 관에 의한 강제연행이라는 역사적 진실에 기초해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는 소송이었다”며 “사죄든 배상이든 정당한 해결 방법을 (찾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같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였던 2014년 4월16일부터 2015년 12월27일까지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일본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은 수차례 외교장관회담을 가졌다.

이후 정부는 2015년 12월28일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군이 관여한 사실을 인정하고, 아베 일본 총리가 사죄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합의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회담 내용 중 ‘군의 관여’, ‘성노예’ 등의 단어가 담긴 부분은 비공개됐다. 

그러자 송 변호사는 “공동 발표 이후 청와대가 발표한 자료에는 ‘1965년 한일 청구권·경제 협력 협정으로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해결됐다’는 아베 총리의 발언 자체가 포함돼 있지 않았다”며 “공동 발표의 의미를 확인하기 위해 정부는 합의 문서를 공개하라”고 정보공개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의 공개 대상은 한일 공동 발표 교섭 문서 중 ▲’군의 관여’ 용어 선택의 의미 ▲강제 연행의 존부 및 사실 인정 문제 ▲’성노예’, ‘일본군 위안부’ 등 용어 문제 및 사용에 대해 협의한 내용 등이다. 

1심은 “외교 분야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정보의 비공개로 보호되는 국가의 이익은 국민의 알권리보다 크지 않다고 할 것”이라며 “12·28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합의 과정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는지를 알아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