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버티는 손학규에 연판장 압박

2019-04-14     이교엽 기자
▲ 모두발언하는 하태경 최고위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자진 사퇴를 거부하고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카드로 정면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반대편에서는 ‘연판장’을 반격의 카드로 들고 나오면서 당 내홍이 더 격화되는 양상이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우선 다음 주부터는 과반수를 받는 것을 목표로 지도부 총사퇴를 촉구하는 지역위원장 연판장을 돌리겠다”고 밝혔다. 

이는 4·3보궐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는 사퇴 요구를 줄곧 묵살하고 있는 손 대표를 끌어내리기 위해 ‘행동’에 돌입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실행에 옮길 경우 반란이나 다름없어 파장이 만만치 않은 만큼 당내 분란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전·현직 시도당위원장 및 지역위원장 등 30여명과 당대표 사퇴를 논의한 이태규 의원은 물론 하태경·이준석 최고위원 등 ‘강경파’를 만나 설득 작업을 벌였지만 서로의 이견만 확인하고 갈등의 골만 깊어진 상태다. 

당 안팎에서는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의 ‘보이콧’이 장기화 될 경우 지도부의 추락한 위상이나 신뢰 회복이 불가능한 만큼 손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임명해 사실상 ‘새 판 짜기’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장 15일 최고위원회의도 손 대표는 예정대로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참석률이 저조해 개의가 무산될 수도 있다.

현재 최고위는 손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를 비롯해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 김수민 청년 최고위원, 권은희 정책위의장 등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손 대표가 공석인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더 임명할 경우 모두 9명이 된다. 이렇게 되면 바른정당계 3명의 최고위원을 제외해도 9명 중 6명이 출석하기 때문에 당 최고위의 정상화는 가능해진다. 

다만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에 갈등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손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을 강행할 경우 내분이 더 깊어지고 지금까지 중립을 지킨 의원들이 동요할 경우 자칫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