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홍성흔 "이대호는 신의 아들"

2012-04-10     권혁진 기자

 비록 옆에 없지만 우정은 여전했다. 홍성흔(36·롯데)이 '빅보이' 이대호(30·오릭스)에 대한 변치않는 믿음을 보였다. "카톡(카카오톡·스마트폰 메신저 서비스)을 보냈는데 씹더라. 내가 롯데 4번 타자인데…"라며 서운해하기도 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칭찬에 열을 올렸다.

롯데 자이언츠를 대표하던 이대호는 올 시즌부터 일본 프로야구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야심차게 현해탄을 건넌 이대호의 초반 페이스는 좋지 않다.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기록 중이지만 기록은 별로다. 타율 0.265(36타수 9안타)에 타점 3개, 사사구 3개를 얻었을 뿐이다.

장타가 실종됐다. 홈런은 물론 2루타도 없다. 일본 언론들은 "이대호가 홈런 관련 질문에 짜증을 냈다"며 벌써부터 '이대호 흔들기'에 나섰다.

하지만 홍성흔의 생각은 달랐다. 이대호는 이대호라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분명 뭔가 보여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이 취소된 뒤 만난 홍성흔은 "지금은 에이스급 투수들이 계속 나올 시기다. 공도 낮게 제구가 되니 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옹호했다.

이어 "나도 작년 초반에 홈런이 없었다. 주위에서 언제쯤 터질까라는 이야기를 할 때면 솔직히 쫓긴다"며 "홈런은 치고 싶다고 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대호는 분명히 잘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흔은 이대호를 '신의 아들'이라고 표현했다. 이대호가 "한 번 치겠다"고 말하면 그대로 이뤄졌다는 것이 홍성흔의 설명이다.

일례로 2년 전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들었다. 이대호가 1-1로 맞선 연장 10회초 정재훈을 상대로 결승 3점 홈런을 때려냈던 경기다.

홍성흔은 "그때 두산에서 조성환을 거르고 이대호를 상대했다. 뒤에서 보고 있던 대호가 '형님, 홈런 하나 치고 오겠습니다'면서 나가더니 진짜 홈런을 치고 왔다. 나는 이대호를 '신의 아들'로 불렀다"고 회상했다.

다만 날씬해진 몸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홍성흔은 "작년에 내가 외야 수비를 준비하면서 몸무게를 98㎏에서 91㎏까지 줄였다. 몸이 가볍긴한데 힘이 잘 안 들어갔다"며 "대호도 그 부분이 조금 걱정된다. 잘 먹고 몸을 좀 불렸으면 좋겠다"며 진심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