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文대통령, 사임한 美닉슨과 다르지 않아”

환경부장관 블랙리스트 개입 의혹에 靑 침묵 지적

2019-02-19     이교엽 기자
▲ 나경원 원내대표. <뉴시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9일 1970년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불명예 퇴진한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비교하면서 날 선 공세를 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예전 닉슨 대통령이 ‘대통령이 하는 일이라면 불법이 아니다’라고 했다. 

문 대통령도 이와 다르지 않다”며 “오히려 이러한 국민 의혹에 답하기 보다는 여권에서 제기하는 역사 왜곡 프레임을 앞장서서 제기했다. 마치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자기부정 집단으로 매도했다”고 비판했다.

지난주 방미 기간 중 워터게이트 호텔에 투숙했던 나 원내대표는 귀국 당일 워터게이트 스캔들이 발생한 객실을 직접 둘러봤다.

그는 “닉슨 대통령 재선 전인 1972년 6월 17일에 도청 장치 비밀 공작원들이 체포되고 그 해 11월 7일 재선에 성공한다”며 “그런데 내부자고발이 계속 나오면서 결국 닉슨은 74년 8월 9일 26개월 만에 사임하고 만다.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는구나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워터게이트 사건을 김태우 전 수사관이 폭로한 청와대 특감반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과 연계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전날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의 ‘5·18 망언’을 강력히 비판한 데 대해 직접적인 불만을 표출하는 대신, 김경수 경남지사의 1심 판결문 분석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쟁점화하려는 더불어민주당의 재판불복을 문제 삼았다.

그는 “선거에서 불법적으로 여론조작을 공모하고 민간인 사찰을 한 진실이 밝혀지고 있다. 그런데 여당은 뭐하고 있나. 판결문을 분석해서 보고 하겠다고 한다”며 “여당이 재판 불복을 하면서 법관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사법부에 선전포고를 하고 있다. 결국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경수 구하기를 위한 혈세 퍼붓기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며 “결국 선거를 유린하고 민간인을 사찰하고 통제하는 것이 헌법 가치를 훼손하는 게 아니고 무엇인가. 자유한국당과 국민은 함께 대통령의 응답을 기다렸는데 어제 기어이 동문서답했다”고 폄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