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민심 파악한 여야 “네 탓” 아전인수
민주당, 경제·김경수 등 野 반대 탓으로 돌려
여야가 기해년(己亥年) 설 연휴 동안 의정활동 지표가 될 수 있는 민심 파악을 마쳤다.
하지만 민심지표에 관한 해석은 각 당에 유리한대로 한 것으로 보이는 실정이다.
여야는 연휴를 마친 7일 오전 회의를 통해 청취한 민심을 밝히며 활동 기조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여당을 향한 민심이 차가워졌음을 인정하면서도 민생법안 처리 등을 위해 해야할 일이 산적함에도 야권의 비협조 때문에 처리 못하고 있다는 어조를 앞세웠다.
경제와 관련해서도 국민들이 여당 뿐 아니라 각종 정책 추진에 있어 야권의 반대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고 있다고 했다.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성과를 앞세우고 김경수 경남지사 구속에 관해선 민주당이 청산 대상이라 강조했던 사법개혁을 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민심이라고 강조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이번 설 연휴기간, 국회를 향한 민심이 차갑게 식었다는 걸 느꼈다”며 “국회가 그만 싸우고 민생과 경제를 챙기는데 매진해야한다는 게 국민들의 질책이자 준엄한 요구”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아직까지 처리되지 않은 국회 내 현안의 처리를 강조하며 2월 국회 개회 필요성을 피력했다.
전날 기자간담회를 연 윤호중 사무총장은 김경수 경남지사 구속에 관해 “사법개혁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사법농단에 관여됐던 판사들이 아직도 법대(法臺·법정에서 판사들이 앉는 곳)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니냐며 사법개혁을 제대로 해달라는 주문이 있었다”고 전했다.
경제와 관련해선 강훈식 전략기획위원장이 “기본적으로 경제는 여당 책임이다. 여당이 책임지라는 무거운 말이 있었다”면서도 “국민들이 여당의 무거운 책임감을 강조하는 걸 넘어서 야당이 경제를 살리는 데 도대체 무슨 도움을 줬냐는 상태까지 이르렀다”고 했다.
자유한국당은 김경수 지사 구속 건과 관련, 정부여당을 향한 날 선 지적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원하는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은 물론 김태우 특검, 신재민 청문회, 조해주 중앙선관위 상임위원 임명 강행 등 야당이 제기한 여러 의혹에 대한 답변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과 정의당은 경제적 어려움에 관한 민심을 전하며 문재인 정부의 변화를 촉구했다.
그러면서도 여당과 한국당을 향해 국회 정상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민주당과 개혁연대를 형성해왔던 정의당마저도 설 민심에 대해선 “민심 지표가 가히 적색경보 수준”이라며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갈지(之)자 행보로 우물쭈물하다가 기득권 세력의 역공에 속절없이 당하는 모습에 국민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미 대표는 “정부·여당이 정치에 등을 돌리고 아예 관심을 끄기 시작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위기의식을 갖고 있는지조차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북미·남북 정상회담 등 다가오는 평화 국면만으로는 이 실망의 깊이를 채울 수 없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며 “핵심은 민생개혁이다. 경제 민주화에 기반을 둔 소득주도 성장을 지키고 일하는 사람과 영세 자영업자 등 경제적 약자를 위한 민생개혁을 과감히 펼쳐야 할 때”라고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