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양승태 세 번째 소환…구속영장 청구 막판 검토

공보관실 비자금 의혹 등 남은 혐의 조사

2019-01-15     박경순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 <뉴시스>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5일 비공개로 검찰에 출석했다. 

지난 11일과 14일에 이어 세 번째 피의자 조사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9시 20분께 출석한 양 전 대법원장을 상대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피의자 조사를 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양 전 대법원장을 상대로 공보관실 운영비를 불법으로 편성·집행했다는 혐의 등 남아있는 의혹을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당시 법원행정처가 공보관실 운영비 명목으로 예산을 불법적으로 현금화해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허위로 예산을 배정해 이를 법원장들과 법원행정처 간부들에게 지급해 사용하게 했다는 의혹으로 양 전 대법원장의 개입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이후 양 전 대법원장은 이틀 연속 조사를 받은 내용에 관한 피의자신문 조서를 열람하며 꼼꼼히 살펴볼 예정이다.

그에 따라 이르면 이날 양 전 대법원장의 조사는 마무리될 계획이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번주 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다만 양 전 대법원장이 조서 열람에 상당한 시간을 쏟고 있어 한 차례 더 검찰에 출석할 가능성도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11일 첫 조사를 받은 다음날인 12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곧바로 출석해 피의자신문 조서 열람을 마무리했다. 

그는 11일 11시간 10분 가량 검찰 조사를 받은 반면 이틀간 최소 13시간 동안 조서 열람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전 대법원장은 전날 오전 9시 30분에 비공개로 검찰에 출석해 11시간 30분 동안 조사를 받은 후 오후 9시께 귀가했다.

검찰은 지난 11일에 이어 주요 혐의 상당 부분에 관한 조사를 완료했다. 

11일에는 사법농단 의혹 중 핵심인 일제 강제징용 소송 관련 재판개입 혐의와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불리는 인사 불이익 관련 혐의 조사 등을 진행했다.

또 14일에는 옛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 확인 소송 관련 재판개입 의혹과 헌법재판소 내부 정보 및 동향 수집 관련 혐의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개입 등에 관해 구체적인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법원행정처에서 실무를 맡았던 판사들이 한 일을 자세히 알지 못한다는 취지다. 

또 지시를 하지 않았고 죄가 성립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도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