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종합2]박찬호 5이닝 8실점 '수난'…SK 4연승
코리안 특급의 국내 무대 안착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 박찬호(39·한화 이글스)가 시범경기 두 번째 등판에서도 난타를 당했다.
박찬호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12 팔도 프로야구 시범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5이닝 10피안타 8실점으로 부진했다.
지난 21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3⅓이닝 6피안타(1홈런) 4실점으로 부진했던 박찬호는 두 경기 연속 대량 실점으로 불안감을 안겼다. 팀이 8-9로 패해 패전투수가 됐다.
총 투구수는 79개. 스트라이크 50개와 볼 29개다. 스트라이크가 2배 가까이 많은 이상적인 비율이지만 공이 가벼웠다. 당초 투구수 90개를 채우려던 계획은 예상치 못한 집중타로 중도에 수정됐다.
출발부터 불안했다.
박찬호는 1회말 첫 타자 이대형에게 볼넷을 내줬다. 제구가 안되는 듯 볼 3개가 연속으로 미트에 꽂혔다. 이병규(7번)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무사 1,3루에 몰린 박찬호는 이진영의 좌전 안타 때 첫 실점을 기록했다.
추가 실점은 없었다. 무사 1,2루에서 나온 정성훈의 유격수 땅볼 때 2루 주자를 잡고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신고한 뒤 박용택의 3루 땅볼 때 1루 주자 정성훈과 홈으로 파고 들던 이병규를 아웃시키며 이닝을 마쳤다.
2회에는 홈런이 발목을 잡았다. 외야 플라이 2개로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2개를 잡은 박찬호는 유강남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허용했다. 볼카운트 2-0의 유리한 고지에서 커브가 높게 형성된 것을 유강남이 놓치지 않았다. 두 경기 연속 피홈런이다.
박찬호의 수난은 3회에도 이어졌다. 1사 후 이병규-이진영에게 연속 안타를 빼앗긴 박찬호는 정성훈에게 2타점 좌전 안타를 내줬다. 몸쪽 직구를 승부구로 던졌지만 위력은 없었다.
발톱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4회였다. 박찬호는 서동욱-유강남-오지환을 모두 삼진으로 요리했다.
서동욱에게는 몸쪽 빠른 직구로 루킹 삼진을 이끌어 냈고 앞서 홈런을 쳤던 유강남은 3구 만에 제압했다. 재미를 못봤던 변화구 대신 직구로 승부한 것이 적중했다,
박찬호는 5회를 외야 뜬공 2개와 내야 땅볼로 막았다. 이진영의 타구가 멀찌감치 뻗어나갔지만 담장을 넘기지는 못했다.
하지만 상승세는 오래 가지 못했다. LG 타자들은 박찬호의 패턴에 금세 적응했다.
LG는 6회 정성훈, 박용택, 최동수가 나란히 안타를 양산해내며 베이스를 모두 채웠다. 큰 스윙보단 정확하게 맞춘 타구들이 속속 안타로 연결됐다.
박찬호는 서동욱에게 2타점 우전안타를 맞은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어 나온 유창식이 박찬호가 내보낸 주자 2명에게 모두 홈을 내줘 실점은 8점으로 늘어났다.
LG는 6회에만 5점을 뽑아내는 등 12안타를 몰아친 끝에 9-8 역전승을 거뒀다. 9회 마무리 리즈가 3실점으로 흔들린 것이 아쉬웠다.
SK 와이번스는 두산 베어스를 꺾고 4연승을 달렸다.
SK는 인천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의 시범경기에서 선발 김태훈의 무실점 호투와 박정권의 결승 홈런을 앞세워 3-1로 승리했다.
최근 4연승을 달린 SK는 7승4패를 기록해 한화를 3위로 끌어내리고 2위로 올라섰다.
승리의 주역은 선발 김태훈과 5번 타자로 나선 박정권이었다.
김태훈은 6이닝 동안 80개의 공으로 삼진 4개를 곁들이며 2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했다. 시범경기 첫 승리투수가 된 것. 최고 145㎞의 속구와 슬라이더를 버무려 선발투수로서 가능성을 보였다.
박정권은 2회말 0-0 상황에서 두산 선발 서동환을 상대로 선제 솔로포를 뽑아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자신의 시범경기 첫 홈런포였다.
SK는 2회 공격에서 3점을 뽑아 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2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박정권은 좌월 솔로 홈런을 때려 선제점을 뽑았다.
기선을 제압한 SK는 조인성의 좌전안타와 유재웅의 내야안타, 상대 투수 서동환의 폭투로 1사 2,3루 찬스를 잡았다. 이어 최윤석의 2루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뽑은 후 김재현의 1타점 2루타에 힘입어 3-0으로 달아났다.
두산은 반격에 나섰지만, 4회초 김현수가 안타 1개를 때려냈을 뿐 김태훈의 호투에 막혀 3,5,6회 모두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두산은 7회 윤석민과 김동주의 2루타로 1점을 만회했지만, 추가점을 뽑지 못해 2연패를 당했다.
두산은 3승3무5패를 기록해 여전히 7위 자리를 유지했다.
한편 사직구장(롯데 자이언츠-넥센 히어로즈)과 대구구장(삼성 라이온즈-KIA 타이거즈)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