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 세번째 대좌…한반도 평화 분수령

평양 정상회담은 11년만…오늘도 회담 예정
이산가족 고통 해소 문제 논의…경협 큰 그림

2018-09-18     박경순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 도착한 뒤 마중 나온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와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8일 오후 3시 30분 한반도 평화의 분수령이 될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 돌입했다.  

평양 정상회담은 11년 만으로 2000년 김대중 대통령, 2007년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다만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평양 방문 첫날부터 정상회담이 열렸으며 오늘도 회담이 이어질 예정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대좌 역시 이번이 세 번째다.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에서 서로 간의 신뢰를 확인한 두 정상은 5·26 정상회담을 통해 역사적인 6·12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이끌어 냈다.  

그러나 북미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실무협상 단계에서 북미 대화는 교착 상태에 빠졌고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대화의 모멘텀을 다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내적으로도 군사적 긴장 완화를 통한 남북관계의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등 문 대통령의 외교력이 또 한 번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청와대가 밝힌 이번 정상회담 3대 의제도 ▲남북관계 개선·발전 ▲비핵화 북미대화 중재·촉진 ▲군사적 긴장 및 전쟁 위협 종식 등이다. 이 가운데 핵심은 역시 비핵화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담의 중요한 특징은 비핵화 의제가 들어가 있다는 점”이라며 “과거 비핵화 의제가 (남북) 정상 간 의제로 올라간 적은 없었다”고 비핵화 논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종전선언과 핵 리스트 신고의 맞교환 문제를 놓고 파열음을 낸 북미 간 입장 차를 문 대통령이 얼마나 좁히느냐가 관건이다. 

전날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에서도 문 대통령은 “미국의 비핵화 조치 요구와 북측의 적대관계 청산과 안전 보장을 위한 상응조치 요구 사이에서 어떻게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인지 김정은 위원장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그동안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서해 미사일 엔진실험장 철수 조치를 취했으나 이에 상응하는 종전선언이나 대북제재 완화 등 조치가 뒤따르지 않았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반면 미국 정부는 핵시설 신고와 국제사회의 검증 수용 등을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로 보고 선(先) 비핵화 전에는 종전선언을 할 수 없다며 대북제재 고삐를 더욱 조이고 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으로서는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와 물질, 시설 등의 목록을 담은 핵 신고 제출 등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 약속을 어느 수준까지 받아내느냐가 비핵화 의제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만일 김 위원장이 미국이 요구하는 핵 리스트 신고를 받아들이고 이러한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힌 경우 북미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와 관련해 실질적인 진전이 기대된다. 이미 남북 군 당국은 여러 차례의 장성급 회담과 실무회담을 통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비무장지대(DMZ) 내 남북공동 유해발굴, 상호 시범적 감시초소(GP) 철수, 서해 해상 적대행위 중지 등에 대해 공감대를 이룬 바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