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한미FTA 여야정 합의문 놓고 신경전

 여·야·정이 31일 오전 심야회동을 갖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대책을 협의한 가운데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최종 합의 여부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여·야·정 협의체는 이날 회동에서 농어업 피해 보전 대책,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대책, 통상절차법 등에 대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합의문 작성 여부를 부각시키며 민주당이 이날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여·야·정 협의체가 한·미 FTA 관련해 합의문을 작성해서 서명을 마쳤다"며 "합의문의 정신과 취지에 따라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했다.

홍준표 대표는 "여야가 합의를 하지 못하고 국회에서 충돌하게 되면 양당이 모두 침몰하게 된다"며 "국민의 기대는 여야가 국회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한 대합의를 이뤄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아직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투자자국가제소제(ISD)에 대해서도 논의가 남아 있어 비준동의안 처리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야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는 방안은 '재재협상'을 하지 않고 한미 FTA 발효 후 3개월 안에 미국과 ISD 문제에 대한 협의을 진행한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정부 여당이 야당의 주장을 받아들여서 의견 접근이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재재협상안 10개와 ISD(투자자 국가 제소제)는 상당한 이견이 있었서 극복하려면 새로운 돌파를 해야한다"고 밝혔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이날 오후 5시 전체회의를 열어 비준동의안 처리를 시도할 예정이다. 하지만 오후 4시 야 5당이 공동 의원총회를 통해 입장을 최종 정리할 예정이어서 여당의 단독 처리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