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전대 의원들 출마 꺼리는 사이 손학규 급부상

불안정한 당 상황 반영…"정계개편 대비해 몸 가볍게"
당내선 "孫, 출마하면 당선" 관측도…변수 아닌 변수

2018-08-06     박경순 기자
▲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김동철(오른쪽 세번째) 비대위원장이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9월 2일로 예정된 바른미래당 전당대회에 이른바 ‘배지(국회의원의 속칭)’ 품귀 현상이 일고 있다. 지금까지 총 5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지만 이중 현역 의원은 하태경 의원 1명뿐이다.

6일까지 바른미래당 차기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 인물은 하태경 의원과 김영환·장성민 전 의원, 이수봉 전 인천시당위원장, 장성철 전 제주도당위원장이다. 

이중 하 의원을 제외한 후보들은 모두 원외 인사다. 당초 차기 대표 하마평에는 김성식 의원과 오신환 비대위원 등 현역 의원들이 거론됐지만 이들은 불출마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이 밖에도 추후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준석 전 당협위원장과 출마 여부를 막판 고심 중인 김철근 대변인 역시 의원은 아니다.

당 지도부도 이같은 상황을 인식, 수시로 원내 초선 인사들의 전당대회 출마를 독려하고 있지만 반응은 미지근하다.

이처럼 차기 당권 도전을 두고 원내와 원외 인사들 사이에 상반된 분위기가 흐르는 것은 불안정한 당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당내에선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내년 5월 정계개편설’까지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당내 한 인사는 이와 관련해 “지금은 당장 눈앞에 다가온 선거가 없어 상대적으로 조용하지만 내년 5월쯤 되면 정계개편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으로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당 관계자 역시 현역 의원 품귀 현상에 대해 “원외는 지도부에 참여해 몸값을 높일 필요성이 있고, 원내는 최대한 자유롭게 있는 게 낫지 않겠나”고 분석했다. 

향후 정계개편 등 상황을 예상하면 원내 인사들로선 차기 지도부 활동이 오히려 향후 행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미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도 “제가 나오려고 할 때에도 주변에서 만류 목소리가 있었다. 만류 배경에는 당에 대한 비관주의와 패배주의가 있다”며 “’당이 잘 될 것 같지도 않고, 나중에 정계개편이 있을 때(를 대비해) 몸을 가볍게 해야 된다’(라는 것)”라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당내에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있는 현역 의원들이 당권 도전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바른미래당 전당대회는 자연스레 손학규 전 상임위원장의 출마 여부가 유일한 변수가 되는 모습이다.

손 전 위원장의 경우 역시 원외 인사지만 안철수 전 의원과 국민의당 시절 대선 주자 자리를 놓고 겨뤘던 만큼 중량감은 원내 인사들에 비견한다고 평가된다.


최근 전당대회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손 전 위원장은 주내 출마선언 일정을 두고 막판 조율 중이다.

당내에선 손 전 위원장이 일단 당권 경쟁에 뛰어들면 무난히 대표가 되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실상 전당대회 결과를 예측 가능하게 만드는 ‘변수 아닌 변수’라는 것이다. 이 경우 전당대회 자체의 흥행 효과는 다소 반감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전당대회에는 아직까지 출사표를 던진 여성 후보자도 없다. 여성 후보자가 나설 경우 최종 선출자 4명 중 1명에 반드시 포함된다. 출마가 곧 지도부 입성인 것이다.

당내에선 현역 의원 품귀 현상을 고려, 여성 후보자로 현역 의원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 당 관계자는 “현역 여성 의원이 지도부에 들어가 당 지도부와 원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국민의당 출신인 신용현 수석대변인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