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BMW 의혹…소프트웨어 문제인가
환경규제 맞춰 소프트웨어 달리 설정했을 가능성 있어
올 들어 국내에서 32차례의 BMW 차량 화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원인에 대한 추측이 무성하다.
BMW측은 해당 차종에 탑재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지만 지난 4일 전남 목포에서 불과 사흘 전에 BMW 긴급 안전 진단을 통과한 차량에 화재가 발생하며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EGR보다는 EGR을 제어하는 전자제어장치(ECU)의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된 EGR이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공급되는 부품과 완전히 동일한 제품인 반면 프로그램의 경우 해당국가 규제 등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부품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당 부품은 국내 업체가 제작했지만 이와 완벽히 같은 부품이 유럽 등 글로벌 국가에서 판매되는 BMW차량에 들어 있다”며 “부품만의 문제로 보기에는 한국에서 유독 사고가 많이 발생한 것을 설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BMW가 국내 대기환경보전법 규제 등에 맞추기 위해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다르게 설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역시 “하드웨어는 의미가 없으니 소프트웨어를 봐야 한다”며 “국토부와 함께 환경부도 개입해 조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가연성인 플라스틱 재질의 흡기다기관을 쓴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플라스틱 재질 흡기다기관의 오일 찌꺼기가 200, 300도의 고열과 만나 화재가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김필수 교수는 “해당 흡기다기관은 정상적 내열 파이프”라며 “하지만 내열파이프라고 해도 온도가 정상의 두 세배씩 올라가면 불이 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이 난 과정 중 일부를 볼 것이 아니라 원인을 찾아야 한다. 소프트웨어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관계자 역시 “BMW가 EGR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지만 EGR만 교체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라며 “EGR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등 전체를 다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