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의원 “채용 청탁 나와 무관”…법원 구속심사 출석

인턴 비서 등 10여명 강원랜드 채용 청탁 혐의

2018-07-04     전성희 기자
▲ 강원랜드 채용 과정 부정 청탁 의혹으로 지난 5월 구속영장이 청구된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들어오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강원랜드에 지인 등의 채용을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는 권성동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사진)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4일 법원에 출석했다.

방탄국회 논란이 일자 권 의원이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면서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지 46일 만에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것이다. 

권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15분께 파란색 정장과 넥타이, 검은색 구두를 신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모습을 드러냈다.

권 의원은 도착 직후 “우선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우리 강릉 시민들께 심려 끼쳐드려서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사과했다.

취재진으로부터 무죄 입증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특별수사단의 사실과 법리 구성에 문제점이 많고 무리한 구성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법원에서 차분하게 잘 소명드리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또 ‘지인 인사 청탁 혐의를 인정 안 하냐’는 물음에는 “그 부분은 여러차례 보도자료를 통해서 저와 무관한 일이란 말씀 드렸다”고 부인했고, ‘피해자들에 미안하진 않냐’는 질문에는 “그런 사실이 없기 때문에 그 부분은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검찰에 수사 압력을 넣었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피했다.

권 의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서울중앙지법 319호 법정에서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은 지난 5월 19일 권 의원에 대해 업무방해, 제3자 뇌물수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강릉이 지역구인 권 의원은 지난 2013년 11월 자신의 옛 인턴 비서를 포함해 10여명을 강원랜드에 취업시키기 위해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에게 인사 청탁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권 의원이 강원랜드 교육생 선발토록 인사에 개입한 시점은 2012년 11∼12월과 2013년 3∼4월 무렵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인사 청탁 대상으로는 의원실 직원과 지인, 지지자 자녀 등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권 의원이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포착됐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이 출범하자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지역구 사무실 압수수색 당시 서류를 파쇄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지난 5월이지만,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보고되자 자유한국당이 곧바로 6월 임시국회를 소집, 방탄국회로 사법처리를 모면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권 의원은 지난달 28일 “영장심사에 출석해 무죄를 주장하겠다”며 “7월 첫째 주 임시국회를 소집하지 말아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회기 중 국회의원을 구속하려면 실질심사 전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이 같은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겠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