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이명희·조현아·조원태, 오늘 연달아 조사
母이명희 '폭언·폭행' 혐의
女조현아 '밀수·포탈' 혐의
子조원태 '부정 편입' 의혹
'갑질·밀수·부정편입' 등 다양한 의혹을 받고 있는 한진그룹 오너 가족이 4일 연달아 조사를 받는다. 이명희(69) 일우재단 이사장은 폭행 및 폭언 혐의, 딸 조현아(44) 대한항공 전 부사장은 밀수 혐의, 아들 조원태(43) 대한항공 사장은 부정 편입학 의혹을 각각 받고 있다.
한진그룹 조양호(69) 회장의 부인이자, 조현아 전 부사장, 조원태 사장의 어머니인 이씨는 이날 법원에 출석한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이명희(69)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이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4일 결정된다.
이씨는 지난 2014년 8월부터 지난 3월까지 경비원에 전지가위를 던지고 호텔 조경 설계업자에게 폭행을 가하며 공사자재를 발로 차 업무를 방해하는 등 피해자 11명을 상대로 총 24건의 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전날 오후 이씨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상습폭행·특수폭행, 상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운전자폭행), 업무방해, 모욕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특별한 죄의식 없이 사회적 약자인 피해자들에게 상습적으로 폭행과 모욕·상해를 지속적으로 가하는 등 그 사안이 중대함에도 범행에 대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경찰이 이씨에게 산청한 구속영장을 같은 날 밤 늦게 법원에 청구했다.
딸 조현아 전 부사장은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에 출석해 밀수 혐의에 대해 조사받는다.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은 이날 오전 10시 조 전 부사장을 소환해 외국에서 물품을 들여온 경위와 위법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날 소환조사 배경에는 지난 21일 경기 고양시 일산의 대한항공 협력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단서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인천본부세관은 대한항공 기내용품 공급업체인 협력사에서 조씨의 개인용품으로 보이는 물품을 압수해 2.5t 트럭에 싣고와 밀수 등의 혐의에 대해 분석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세관은 전격적으로 법무부에 조씨에 대한 출국금지를 신청, 승인받아 출금조치를 한 뒤 압수 물품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밀수와 관세포탈 혐의를 상당수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인하대 부정 편입학 의혹과 관련해 이날부터 교육부의 조사를 받는다.
교육부는 이날부터 조 사장의 인하대 부정 편입학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현장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틀간 조사관 5명을 인하대에 파견해 1998년 조 사장의 인하대 부정 편입 의혹 등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미국 2년제 대학은 60학점에 평점 2.0을 충족시켜야 졸업이 인정된다. 그러나 조 사장은 이에 못 미치는 33학점에 평점 1.67을 이수한 뒤 1997년 하반기 인하대에서 21학점을 추가로 취득했고, 이듬해 3월 인하대 3학년으로 편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인하대 학칙에 따르면 3학년 편입 대상은 국내외 4년제 대학 2년 과정 이상 수료 및 졸업예정자나 전문대 졸업(예정)자다.
교육부는 1998년 편입학 관련 서류들도 다시 검토할 계획이다. 당시 교육부는 조 사장을 둘러싼 부정 편입 의혹이 일자 조사를 벌인 결과 조 사장이 부정 편입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편입을 취소해 줄 것을 대학 측에 요구하지 않았다. 관련자 징계만 재단 측에 요구했다.
교육부는 최근 인하대의 편입학 운영에 관한 사항도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