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법정 공방 시작…'다스 의혹' 이번주 첫 재판

3일 공판준비절차 진행…MB 불출석할듯
2일 드루킹도 첫 공판…추천수 조작 혐의

2018-04-29     전성희 기자
▲ 기사에 달린 댓글 추천 수를 높여 여론을 조작하려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48·필명 드루킹)씨가 운영하던 블로그가 최근 다시 공개로 전환됐다. 사진은 지난 17일 '드루킹의 자료창고' 블로그 갈무리. <뉴시스>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다스(DAS) 실소유주 의혹 관련 재판이 이번주 시작된다. 지난 9일 구속 상태로 기소된 지 24일 만이다.

 29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다음 달 3일 이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이 전 대통령은 1991년부터 2007년까지 다스를 실소유하면서 약 349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지난 9일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 경리직원이 횡령한 120억원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법인세를 축소 신고해 31억4500여만원을 포탈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삼성그룹에 다스 소송비 67억7000여만원을 대납하게 하고, 이팔성(74)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는 등 총 110억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이와 함께 2013년부터 지난 1월까지 청와대에서 보관하던 대통령기록물 3400여건을 서울 서초동 영포빌딩으로 유출해 은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대한 검찰 및 이 전 대통령 측의 입장을 들은 뒤, 향후 재판 진행 방법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구속된 이후 검찰 조사를 전면 부인해온 만큼, 이 전 대통령 측이 혐의와 관련해 어떠한 주장을 펼칠지 주목된다.

 이 전 대통령은 MB 정부 초기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맡은 강훈(64·사법연수원 14기) 변호사를 중심으로 변호인단을 꾸린 상태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과 국회의원을 역임한 최병국(76·사법시험 9회) 변호사와 박명환(48·32기)·피영현(48·33기)·김병철(43·39기) 변호사로 선임계를 제출했다.

 이 전 대통령의 모습은 법정에서 볼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정식 공판과 달리 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다.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나와 동부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기사 댓글 추천수를 높여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명 '드루킹' 김모(48)씨의 첫 공판도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김대규 판사는 내달 2일 김씨 등 3명의 컴퓨터 등 장해 업무방해 혐의 1차 공판을 연다.

 김씨 등은 지난 1월17일 오후 10시 2분께부터 다음날 오전 2시45분께까지 포털 사이트에 게재된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기사 공감 추천수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2009년부터 드루킹(Druking)이라는 필명으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를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원이다. 검찰은 김씨가 경공모 사무실에서 회원들의 포털 사이트 아이디(ID) 614개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정치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달거나 '공감' 버튼을 눌러 여론을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김씨의 구속기한을 고려해 지난 17일 평창올림픽 기사 관련 혐의만 적용해 김씨를 재판에 넘겼다. 경찰은 김씨의 여론조작 사건에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 측 관계자가 연루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추가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