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무역전쟁···對中 중간재 수출 타격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로 반도체 등 적신호… 중국 내수 둔화땐 최종재도 피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3일(현지시간) 고관세를 부과할 중국산 수입품 1300개 품목을 발표함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 기업들에게도 적신호가 켜졌다.
중국의 미국 수출이 줄어들면, 중국에 대부분 중간재 형태로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이 물량도 감소하게 돼 직접적 피해를 볼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또 양국간 무역 마찰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 경제 위축으로 내수 상품수요가 둔화돼 이를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의 타격으로 돌아올 수 도 있다. 국내 기업들이 미중 무역전쟁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이유다.
4일 블룸버그통신 등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500억 달러(약 53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을 제안했다.
고성능 의료기기 및 바이오 신약 기술, 제약원료물질, 산업 로봇, 첨단 화학제품, 항공우주, 해양 엔지니어링, 전기차, 발광아디오드 등 첨단 산업 분야부터 TV 부품, 식기세척기, 제설기, 인공치아, 쓰레기압착 분쇄기, 보청기, 카세트 플레이어 일반 공업 제품까지 1300개의 품목이 관세 명단에 포함됐다.
USTR은 "관세 부과 대상 목록은 부처간의 집중적 분석을 근거로, 미국 경제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결정됐다"며 "현재 이에 대한 대중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으며 향후 공청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될 경우 대미·대중 교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 수출 규모는 1421억 달러로 전체 수출 5737억 달러의 24.8%를 차지했다. 이중 중간재는 78.9%의 비중을 보였다. 대미 수출 규모는 689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12% 비중을 보였다.
즉 우리나라 기업들은 중국에 중간재를 많이 수출하는데 중국의 대미 수출이 감소할 경우 원재료를 가공해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한국 가공 무역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중국의 주요 대미 수출품인 휴대전화, 텔레비전에 중간재로 포함된 반도체 등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공산이 높다. 반도체의 경우 지난해 중국에 393억 달러를 수출할 정도로 우리나라 수출 중간재 중 비중이 크다.
이외에도 디스플레이와 무선통신기기, 합성수지, 석유화학제품, 자동차부품 등이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중국 내수용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들도 적지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무협은 앞서 미국이 관세를 15% 수준에서 부과하 경우 중국 GDP의 1.75%가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미국이 500억 달러 규모 수입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 만큼 중국의 GDP가 최소 2% 이상 감소할 수 있다.
이 경우 중국 내수 경기 둔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중국에 최종재를 수출하는 우리나라 기업들도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제품들도 향후 상황에 따라 수출 감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자동차부품, 반도체, 석유제품, 컴퓨터 등이 대미 수출에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미중 무역 전쟁이 지속될 경우 미국의 전방위적인 보호무역 강화로 인해 이들 제품 수출 감소도 예상된다.
무협 통상연구실 김은영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대미 수출감소가 중간재 수요 동반 감소로 이어질 경우 가공무역 비중이 높은 한국의 대중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며 "중국의 대미수출 감소가 중국의 성장 둔화로 이어지는 경우에도 중국 내수에 투입되는 최종재 및 중간재 수출에 부담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