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파이프라인에 항암제 가장 많아
파이프라인 70%는 아직 개발 초기단계
국내 제약사들이 개발중인 신약 가운데 항암제가 전체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등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개발중인 신약 가운데 바이오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반면 전체 파이프라인 중 전임상, 임상1상 단계가 전체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등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8일 한국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국내에 본사를 둔 제약사·기업·연구소·대학 등의 개발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집계됐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17년 11월 기준으로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은 총 1090개로 집계됐다.
임상 단계별로는 전임상 단계가 356개로 가장 많았다. 후보물질발견 단계와 임상 1상이 각각 264개, 158개로 전체의 70% 이상이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임상 2상은 105개, 임상 3상은 98개였다.
신약 개발은 통상 신약 후보물질 발굴, 전임상(동물실험), 임상 1상, 임상 2상, 임상 3상 등의 단계로 이뤄진다. 임상 3상을 마치면 신약허가심사와 시판 승인을 거쳐 신약으로 나온다.
신약 후보물질 발굴 단계는 신약으로 활용 가능한 후보 물질을 발굴하는 단계다. 전임상은 사람에게 투여하기 전에 동물실험 등을 통해 약물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한다.
임상 1상은 정상인을 대상으로 한 안전성 평가를, 2상은 환자 100~200명을 대상으로 한 약효와 부작용 평가를, 3상은 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약효와 부작용 평가가 이뤄진다.
치료영역별로는 종양분야가 263개로 전체 파이프라인의 30.4%를 차지하는 등 다수의 제약사들이 항암제 개발에 집중했다.
항암제에 이어 대사질환 135개(15.6%), 중추신경계 118개(13.7%), 감염질환 100개(11.6%), 면역질환 74개(8.6%) 등의 순이었다.
하나의 파이프라인이 여러 개의 적응증을 갖고 있거나 동일한 적응증이라도 지역에 따라 개발단계가 다를 경우 각각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집계했다.
이 처럼 제약사들이 항암제 개발에 뛰어드는 것은 인구 고령화에 따른 항암제 수요가 늘어난 데다 제품만 잘 개발하면 블록버스터급 신약으로 등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기존 화학항암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다양한 암에 사용할 수 있는 면역항암제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종양의 경우 개발단계 중 전임상이 11개로 가장 많았고 후보물질발견 109개, 임상1상 53개 순으로 확인됐다.
제약사의 파이프라인 중 합성의약품은 407개로 전체의 43.6%에 머무른 반면, 바이오의약품은 527개로 56.4%를 차지해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집중했다.
이는 합성의약품 신약개발의 어려움이 부각되면서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기대치가 더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바이오의약품은 사람이나 다른 생물체에서 유래된 것을 원료 또는 재료로 제조한 의약품을 말한다. 유전자재조합의약품, 혈액제제, 백신 등 생물학적 제제,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등이 여기에 속한다.
제약산업 분석전문회사인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전세계 바이오의약품 비중이 2006년 14%에서 2020년 27%로 증가하는 반면 합성의약품은 86%에서 73%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제약사별로 파이프라인 보유 갯수를 살펴보면 대웅제약이 42개로 가장 많다. 이어 종근당 33개, 한미약품 31개 순이다.
또 SK케미칼과 유한양행이 각각 23개로 공동 4위다. LG화학 19개, 제일약품과 CJ헬스케어가 각각 18개로 공동 7위, ABL바이오와 영진약품이 16개로 공동 9위에 올랐다.
마지막 임상 단계인 임상 3상 단계만 놓고 봤을 때는 종근당이 12개로 가장 많았고, SK케미칼과 유한양행이 각각 5개로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