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한미훈련때 전략자산 전개 안해도 돼”…논란에 농담

올해 훈련 예년과 유사…한미공조 변화 없어

2018-03-08     박경순 기자
▲ 국방부에서 스콧 스위프트 미 태평양함대 사령관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8일 스콧 스위프트(Scott swift) 미 태평양함대사령관과 면담에서 “확장억제 전력이라든지 원자력 잠수함이라든지는 사령관이 계실 때까지 한반도에 전개 안 하셔도 된다”고 농담을 던져 이목이 집중된다. 

송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스위프트 사령관과 만나 환담을 나누는 자리에서 “(5월에) 후임자가 올 텐데 그때까지는 사령관 역할을 계속 잘해야 한다”며 “그때 남북관계라든지 한반도를 포함해 주변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4월말에 특히 우리 남북정상 간 회담이 있을 예정”이라며 “KR/FE(키리졸브·독수리훈련)을 하는 데까지 자리를 잘 지키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장관은 그러면서 “그때 확장억제 전력이라든지 원자력 잠수함이라든지는 사령관이 계실 때까지는 한반도에 전개 안 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스위프트 사령관은 이에 웃으며 “준비하고 있겠다”고 답했다.

미군의 전략자산인 핵추진 항공모함, 핵추진 잠수함(원자력잠수함), B-1B랜서 전략폭격기, B-2 스텔스폭격기, F-22 스텔스 전투기 등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비해 한반도에 수시로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송 장관의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남북관계, 북미관계 등으로 예민한 시기에 잘못된 발언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환담 자리에 배석한 국방부 관계자는 “스위프트 사령관이 차기 태평양사령관으로 가는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난 1년 동안 7함대에서 연속해서 군함 충돌 사건 발생했다”며 “(사령관이) 고별인사로 온 건데 송 장관 그 배경 잘 알고 안타까우니까 5월 전역하기 전까지라도 전략자산을 배치나 하느라 고생이 많았는데 그때까지 속 편하게 지내면 좋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반가운 마음하고 안타까운 마음, 위로 등이 겹치다 보니(그런 말을 한 것 같다)”라며 “한반도가 대화국면이라고 해서 기존에 연합방위태세나 한미공조가 다운(down)되거나 변화되지 않는다는 것을 (송 장관이) 말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올해 연합훈련은 예년과 유사한 규모로 한다”고 덧붙였다.   

스위프트 사령관은 지난 해 싱가포르와 일본 인근에서 잇따라 발생한 구축함 충돌 사고에 대해 책임을 지고 은퇴할 예정이다. 

후임에는 존 아킬리노 제5함대 사령관이 지명된 상태다.

하와이 진주만에 본부를 둔 태평양함대에는 약 200척의 선박과 잠수함, 약 1200대의 전투기, 13만 명이 넘는 해군 병사와 민간인이 소속돼 있다. 이 함대는 미국 서부, 하와이, 괌, 아시아의 해안을 운항한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송 장관과 스위프트 사령관이 면담에서 평화적인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한미 공조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송 장관은 대북특사의 방북결과를 설명하고, 평창동계올림픽 계기로 형성된 남북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로 이어나가기 위해 한미 양국 간 긴밀한 소통과 공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스위프트 사령관은 현재 한미동맹과 연합방위태세는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함을 재확인했다”며 “궁극적인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한미 간 계속 긴밀히 공조해 나가자고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