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특사단에 파격 예우…노동당 개방에 리설주 동석까지

2018-03-06     이교엽 기자
▲ 정의용 수석대북특사(국가안보실장)와 서훈 국정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 대북 특ㅁ별사절 대표단이 5일 오후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이설주가 만찬을 하며 웃고 있다.

정의용 수석대북특사가 이끄는 대북 특별사절단이 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과 접견 및 만찬을 가졌다.

특사단이 평양 도착 후 불과 3시간 만에 북한 최고지도자를 만난 것도 이례적으로 평가되지만, 특사단에 예우도 남달랐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특사단은 5일 오후 6시부터 오후 10시 12분까지 4시간12분간 북한 정권의 핵심인 노동당 본관에서 김 위원장과 만찬을 가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접견과 만찬은 평양 김일성 광장 내 조선노동당 본관 진달래관에서 이뤄졌다”며 “남측 인사가 노동당 본관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2002년 김대중 정부 당시 첫 공개 대북특사였던 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백화원 영빈관에서 만났고, 노무현 정부 시절 대북특사였던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 일행도 대동강 영빈관에서 김 국방위원장을 만났다.

김 위원장이 이번에 특사단을 노동당 본관으로 직접 초청한 것은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 당시 청와대 초청과 격을 맞춤과 동시에,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이 접견과 만찬에만 4시간 이상 시간을 할애한 것 역시 이같은 풀이를 뒷받침한다. 또 김 위원장이 부인인 리설주와 여동생인 김 제1부부장을 대동해 특사단을 만난 것도 이례적이었다.

특히 부인 리설주가 남측 인사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접견에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 김 제1부부장과 함께 특사단을 만나고 이어진 만찬에서 부인인 리설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맹경일 통일전선부 부부장, 김창선 서기실장 등을 참석시켰다. 김 위원장이 여동생과 부인,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인사들과 비서실장까지 총동원해 특사단을 맞이한 것이다.

이밖에도 특사단의 숙소를 고방산 초대소로 선택한 것 역시 북한이 대북 특사단의 방북에 상당한 준비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방산 초대소는 2013년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방북 당시 숙소로 사용한 고급 휴양시설로 그동안 남측 인사들에게 거의 공개되지 않았던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