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남북정상회담으로 방향트나
北 김정은, 남북정상회담 文 친서에 공감…실무준비 지시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과의 접견·만찬 결과에서 남북정상회담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연내 회담 성사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동안 북미대화 중재에 힘 써왔던 문 대통령 입장에서도 ‘비핵화 벽’에 가로막혀 접점을 찾지 못하는 북미대화에 연연하기보다는 남북정상회담 카드를 새로운 돌파구로 삼을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있었던 만찬 결과를 전하면서 “최고령도자 동지는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세계가 보란듯이 북남관계를 활력있게 전진시키고 조국통일의 새 역사를 써나가자는 것이 우리의 일관하고 원칙적 입장이며 자신의 확고한 의지라고 거듭 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최고령도자 동지는 남측 특사로부터 수뇌상봉과 관련한 문 대통령의 뜻을 전해듣고 의견을 교환했으며 만족한 합의를 봤다”며 “해당 부문에서 이와 관련한 실무적 조치들을 속히 취할 데 대한 강령적 지시를 줬다”고 덧붙였다.
이는 곧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전달한 문 대통령의 친서 속에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관련된 구상이 포함돼 있었고, 문 대통령이 밝힌 정상회담 구상에 김 위원장이 큰 틀에서 공감대를 이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날 만찬에서의 남북정상회담 논의 여부에 관해 “그와 관련된 논의도 포함됐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북 특사단의 면면을 살펴보면 문 대통령이 당장 성사가 어려워 보이는 북미대화를 염두에 뒀다기 보다는 남북정상회담을 고려한 멤버로 구성됐다는 평가다.
‘대미통’인 정 실장에게 수석특사를 맡긴 것은 미국에 방북 결과를 설명하기 위한 상징성이 크고, 실제로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한 멤버로 다수 꾸려졌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수행원을 제외한 5명의 대북 특사단에는 서훈 국정원장,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등 3명이나 대북통 인사가 이름을 올렸다.
정 실장 주도의 북미대화가 여의치 않을 경우 빠르게 남북정상회담 의제로 전환하기 위한 탄탄한 실무진을 배치했다고 볼 수 있다.